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에 대응해 선사들이 부대할증료를 부과하면서 동남아항로 운임이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6년 4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2688.9포인트(p)를 기록, 3월 평균 2214.5에서 21%(474p) 올랐다. 올해 들어 1월과 2월 두 달 연속 전달 대비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띠다 3월에 5% 상승한 뒤 4월엔 20%를 웃도는 큰 폭의 인상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11월의 26%(541p) 이후 최대 폭이다. 시황이 비교적 호조세를 띠었던 1년 전에 비해서도 10% 올랐다는 건 고무적이다.
전 노선에서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보였다.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행 운임이 11% 오른 532달러, 베트남 호찌민행 운임이 33% 오른 396달러, 태국 램차방행 운임이 42% 오른 547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운임이 20% 오른 156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운임이 20% 오른 611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운임이 20% 오른 597달러로 집계됐다.
동남항로 최대 시장인 베트남과 태국행 운임은 각각 3개월 만에 300달러, 4개월 만에 500달러선을 회복했다. 4월 셋째 주(17일) 발표된 두 노선의 주간 운임은 각각 424달러 571달러까지 상승했고 인도네시아행 운임은 600달러를 찍었다.
한국발 운임도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시현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4월 평균 한국발-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1083달러를 기록, 3월의 933달러에서 16% 상승했다. 지난해 6월의 1129달러 이후 최고치다. 아울러 지난해 7월의 1049달러 이후 9개월 만에 1000달러를 회복했다.
4월 셋째 주(20일) 발표된 주간 운임은 1095달러까지 상승했다. TEU 환산 운임은 547달러로, 중국발 운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남아항로 KCCI는 부산 기점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항로 운임을 토대로 산출된다.
선사들은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자 일제히 운임 인상을 단행했다. 장금상선과 계열사인 흥아라인은 지난 3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베트남·태국항로에서 150달러, 말레이시아항로에서 200달러, 인도네시아항로에서 300달러, 인도항로에서 4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시행했다. 4월 들어선 100달러의 긴급유가할증료(EBS)를 부과하고 있다.
SM상선도 같은 달부터 100달러의 EBS를 도입했다. 그런가 하면 동영해운은 수출항로, 팬오션은 수입항로에서 각각 100달러의 긴급유류할증료(EFS)를 도입했다. 범주해운도 수입화물에 30달러의 EFS를 부과한다. EBS 또는 EFS는 2분기에 부과되는 50달러의 저유황할증료(LSS)와 별도라 그만큼 전체 운임이 오르는 효과를 내고 있다.
또 남성해운과 천경해운은 TEU당 100달러의 GRI를 시행하고 전체 운임(올인레이트)에 포함했던 LSS를 분리해 받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화주들이 최근의 전쟁 상황을 인식해서 운임 인상에 크게 반발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연료유 가격이 지금은 1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한때 3배가량 올랐던 터라 운임을 올려도 손실을 100% 충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수요는 전쟁 여파로 약세를 이어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5만36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7만6200TEU에서 6%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다 2월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하락곡선을 그렸다.
수출과 수입화물이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달 수출화물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7만4400TEU, 수입화물은 8% 감소한 17만9200TEU였다. 수출화물은 지난 2월 19% 감소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수입화물은 2개월 만에 다시 감소곡선을 그렸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성장을 시현했다. 동남아항로 1위 교역국인 베트남은 9% 감소한 11만1300TEU, 3위 말레이시아는 8% 감소한 5만1500TEU, 4위 태국은 10% 감소한 4만8200TEU, 5위 대만은 13% 감소한 2만8500TEU, 6위 필리핀은 11% 감소한 2만4000TEU, 7위 홍콩은 6% 감소한 1만7200TEU, 8위 싱가포르는 1% 감소한 1만6700TEU에 각각 머물렀다.
반면 2위 인도네시아는 13% 급증한 5만5900TEU를 기록하며 ‘나 홀로 호조세’를 보였다. 선사 관계자는 “전쟁 여파로 컨테이너선 시장 전체적으로 수요 부진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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