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정학적 위험과 대내외 시황 변동성 확대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연안선사 지원에 나선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원 혜택과 대상을 대폭 확대한 제2차 중소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17일부터 신규 지원 사업 공고 및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기업 위주의 외항선사에 비해 규모가 영세한 중소·연안선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고금리 등 대외 환경 변화 시 가장 먼저 유동성 위기에 노출되는 특성이 있다. 해진공은 중소선사의 안정적인 선박 도입과 유동성 공급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된 제1차 프로그램에서 총 3887억원을 지원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2031년까지 이어지는 2차 중장기 계획은 해양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중소·연안선사 경영 안정화를 비전으로 삼았다. 현장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지원 규모와 대상, 조건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총 지원 규모를 1차 프로그램에 비해 2.8배 많은 1조1000억원으로 늘렸다. 공사법 개정으로 법적 지원 대상에 포함된 예선업과 도선업이 지원 대상에 신규 편입됐다. 해진공은 올해 1500억원을 시작으로 연차별 지원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원 문턱은 대폭 낮췄다. 기존엔 대상이 중소선사로 제한됐지만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원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신규 중견선사로 대상을 확대했다. 특히 지정학적 위기를 고려해 중동전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선사는 우선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책도 마련됐다. 선사의 자금 상황과 사업성을 고려해 선박금융 담보 인정 비율(LTV) 한도를 기존보다 20%포인트 상향한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대출이자 지원 사업의 선사당 지원 한도 역시 현행 대출 원금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상생형 우대 조항도 신설됐다. 해운조합이나 예선업협동조합 등을 통해 두 척 이상의 선박을 공동 발주하는 경우 금리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소규모 비외감기업을 대상으로 외부회계 검토보고서 작성 비용을 지원해 부대비용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비금융 지원 체계 역시 고도화된다. 지역별 설명회와 상담 기능을 통합한 ‘찾아가는 금융 캠프(One-Day Camp)’를 정례화해 맞춤형 금융 설계를 지원한다. 아울러 금융지원 전후 단계에 재무·홍보 등 외부 전문기관과 해진공 인력을 투입하는 ‘컨설팅 패키지’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제2차 중소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 중장기 계획은 지정학적 위기와 민간 금융 접근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연안선사와 예·도선 업계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라며 “전방위적 지원과 공동 발주 금리 할인 등 실질적인 혜택을 통해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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