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8 10:11
중국의 원자재 싹쓸이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가들이 극심한 원자재난을 겪고 있다. 또 중국은 해상 물동량 급증으로 운항선박마저 독차지(?)하고 있어 정기선 일부항로는 심각한 선복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고 벌크선사들은 운임급등에도 불구하고 선박을 용선하지 못할 정도다. 해운·무역업계는 중국효과가 이렇게 대단할 줄은 미처 몰랐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물동량과 선박이 ‘중국으로, 중국으로’ 몰리고 있어 중국효과의 위력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최대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해상운임 급상승에 따른 하주들의 수송물류비 부담 가중이다.
이같이 해상운임이 급상승, 국내 수출업계가 물류비 부담 증가로 큰 애로를 겪고 있어 정부가 직접 나서 선사·하주와 함께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해 눈길을 모았다.
운임 급등으로 인한 해운업계의 호황이 한편에선 큰 부담으로 작용해 정부가 해결사로 나서야 할 형편이고 보면 원양 외항해운업계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표현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해양수산부와 산업자원부는 최근 주요 수출업체 및 선사들과 함께 민관 대책회의를 갖고 해상운임 상승이 우리 수출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해상운임이 국제해운시장에서 결정되고 있어 정부개입으로 운임을 안정화하기는 곤란한 상황임을 공동 인식하고 선·하주간 정보공유를 통해 운임상승에 수출업계가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들은 중점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운임 결정은 국적외항 개개 선사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장운임을 관이 개입해 이러쿵 저러쿵 할 수도 없는 사안임을 정부측도 잘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해상운임을 보고만 있자니 수출업계 등 경제계의 눈치가 보여서인지 선사와 하주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운임에 대한 정보공유를 언급한 자체를 보더라도 정부가 현재 매우 궁색한 처지에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해양수산부는 국적선사에 대해 국내하주 물량의 우선 적취를 권고하며, 석탄·철광석 등 국내 필수원자재의 안정적 운송을 위해 선·하주간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등 수출입화물의 안정적 운송을 위한 행정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책내용들에는 특별히 새롭고 별다른 대안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국적외항선사들만이 우리 수출입화물을 실어나르는 것도 아니어서 자칫하면 외국선사들을 자극해 국내기항 문제 뿐아니라 외교분쟁화 될수도 있는 소지가 있어 정부의 해상운임 급상승에 대한 개입문제는 조심스런 접근이 절대로 필요하다.
물론 관계당국과 선·하주들이 모여 시황이나 운임문제등 당면과제들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상호간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해결점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로 생각된다. 정부도 해상운임문제에 깊이 관여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의 해상운임 급등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효과와 선진국· BRICs국가들의 경기호전 등이 맞물려 나타나는 해운시황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정부로선 장기 내수위축에다 정치불안 등으로 우리 경제가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한가닥 희망이 있다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수출업계의 물류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기 위해 어떠한 액션도 필요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정부와 선·하주가 함께 풀어가는 해상운송 물류비 부담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대방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어 정부의 대화의지는 계속됐으면 한다.
그러나 시장질서에 반하는 정부의 개입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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