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9 10:50

조선업 선수금 환급보증 분쟁 은행.보험사 미궁빠져

국내 은행과 손해보험사들이 RG(선수금 환급보증ㆍRefund Guarantee) 문제로 갈수록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조선업 RG의 특수성과 최근의 조선업 부진 등을 감안해 금융감독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얽혀 있는 실타래를 푸는 작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특히 외국계 선주사와 국내 은행 간 선수금 지급보증 문제, 국내 손보사의 외국계 재보험 계약 등 국제 상거래가 맞물려 있는 만큼 국내 금융회사와 조선사의 대외 이미지 실추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선수금 반환 부담 늘어나나
= 진세조선 요청으로 노르웨이 선주 '송가'에 RG를 보증해준 신한은행이 이 건으로 부담할 수 있는 선수금 반환 규모는 최대 1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초 송가의 선수금 반환 요청(배 1척에 대해 2080만달러ㆍ3월 초 환율로 325억원)에 응했지만 RG보험을 내준 메리츠화재에서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송가가 나머지 배 5척에 대해서도 선박 납기 지연을 이유로 선수금을 요청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신한 측 판단이다.

규모는 총 1억800만달러(약 1360억원)에 달한다. 물론 신한 측이 이에 응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선박 발주처가 선수금 반환을 요청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지만 은행은 향후 발생할 최대 부실을 예측해 이에 대비하는 게 위험관리의 기본이다.

5척 납기일은 올해 7월 말, 9월 28일, 10월 28일, 11월 28일, 12월 28일 등이다. 아직 납기일이 남아 있지만 선박 건조작업이 중단돼 인도 지연 사유가 발생한다면 이를 근거로 선수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 관측이다.

반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나머지 5척에 대해 전면적인 반환 요청(Refund Call)이 들어올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RG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반영해 대손충당금을 쌓은 만큼 RG와 관련된 추가 위험은 없다"며 "소송에 대비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 RG의 덫에 빠진 금융권
= RG란 선주에게 선수금을 받아 배를 만들던 조선업체가 정해진 기한에 배를 만들지 못할 경우 조선사가 받은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주기로 약정하는 보증서다.

조선사들은 선박 수주를 위해 RG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며 RG를 발급해준 은행에 수수료를 낸다. 은행들은 RG 발급에 따른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RG보험에 가입하는데 이때 보험사는 은행에서 보험료를 받고 은행이 발급한 RG에 대해 지급보증 책임을 진다.

RG는 보통 은행이 발급하지만 보험사가 직접 발급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한 RG 총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조선 경기가 활황을 보일 땐 RG보험의 리스크는 부각되지 않는다. 신규 수주가 계속 이어지면서 조선사 유동성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조선ㆍ해운 경기가 얼어붙고 이에 따라 중소 조선사들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됐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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