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1 07:00

여울목/ 항만공사 통합보단 기능 활성화가 우선돼야

항만공사(PA)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국토해양부는 현행 항만별 항만공사체제의 운영상 문제점 개선 및 효율적 운영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연구에서 그간 항만공사제의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현행 항만공사체제를 유지하면서 비효율을 개선할지, 통합 PA체제로 전환할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항만별 항만공사 체제의 운영 비효율 문제는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에서 수차례 제기돼 왔으며 지난해 1월 감사원은 각 항만공사에 대한 감사결과와 연계해 운영상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현행 항만별 항만공사를 통합하는 방안 등을 강구토록 국토해양부에 공식 통보한 바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항만공사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하반기중 수립할 예정이다.

해운항만업계에서는 항만공사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을 요구해 왔다.

항만공사제 자체의 문제점 보다는 각 지방해양항만청과의 기능 중복의 비효율성과 함께 항만개발에 대한 예산권이 정부측에 있다보니 항만공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한 시정을 강조해 온 것이다. 항만공사제도에 대한 해운항만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애초부터 항만공사 체제는 옥상옥이라는 주장을 펴며 반대해 온 사람들이 있는 가 하면 선진해운국과 같은 항만공사체제를 구축해 항만개발, 운영에 있어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토록 해야 한다며 찬성하는 사람도 많았다.

정부는 결국 지방해양항만청의 기능을 이관하면서까지 부산, 인천, 울산 등에 항만공사를 설립, 운영에 들어갔지만 그 성과에 대해선 아직 정확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이번 ‘PA 운영개선 대책 마련’ 연구용역 착수보고회와 관련, 일부 항만전문가들은 항만공사 통합을 위한 수순 밟기라는 우려와 함께 항만공사법에 의해 설립된 기존 항만공사체제를 무시하고 공룡의 ‘통합항만공사’로 전환할 경우 정말로 옥상옥이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항만공사제는 지역사회에 항만을 돌려준다는 의미가 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취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연구기관의 한 항만전문가는 현재 항만개발 예산권을 국토해양부가 쥐고 있기 때문에 항만공사 본래의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항만 개발, 운영과 관련된 정부측의 기능을 항만공사로 이관하고 예산과 관련해서도 항만공사에 재량권을 주고 정부가 일부 재정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터미널운영업자들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경영상 어려움도 있는데다 국토해양부, 항만공사 양쪽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항만공사를 통합할지 안할지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신중의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만공사가 통합될 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항만들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지역 허브기능을 하는 항만들에 투자가 분산될 소지가 크다.

또 항만공사 통합은 지역특성을 반영한 항만을 건설하고 운영한다는 항만공사 기본취지와 어긋나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기존 항만공사는 이번 국토해양부의 연구용역 결과에 명운이 갈린다는 위기의식에서 벗어나 항만공사가 지역경제에 꼭 필요한 조직이자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신뢰를 주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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