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6 10:14

기자수첩/ 택배차 증차, 진정한 신규 증차인가?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말 “4월까지 3390여대의 택배 차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택배업체에 540여개, 택배업체와 계약을 맺은 개인에게 2800여개의 ‘영업용 번호판’ 즉 노란번호판을 배정할 예정이다.

최근 전자상거래와 모바일쇼핑의 성장으로 인한 택배의 홍수 속에서 국토교통부의 이번 결정은 환영할 만하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06년 연간 6억건 규모이던 택배 물동량은 작년 18억건으로 3배 가량 커졌다. 올해는 20억건이 예상된다. 현재 택배업계에서는 약 4만대의 화물차가 운용되고 있다. 정부는 2004년 허가제 도입 이후 10년 가까이 택배용 화물차 숫자를 늘리지 않다가 2013년에 1만여대, 2014년에 8600여대를 늘렸다.

이번 증차로 인해 택배차량 부족에 대한 갈증이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류업계에선 더 많은 증차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배명순 택배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증차가 순수한 신규 증차로 보긴 어렵다. 지난 2014년도에 1만2천대를 증차하기로 했던 부분에서 8600대만 증차하고 나서 이번에 남은 부분을 처리한 것이다”며 “올 4월에 시장 상황을 파악해 또 다시 신규 증차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 말대로 이번 증차가 기존에 증차하기로 했던 부분을 뒤늦게 시행하는 것이라면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증차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택배차 증차와 함께 또 한 가지 정리해야 할 것이 하얀번호판과 노란번호판의 명확한 구분이다. 택배차는 영업용인 노란번호판을 달고 있는데 이는 국토교통부에서 심사를 통해 배정받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쿠팡은 하얀번호판을 달고 자체 배송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자 물류업계에선 쿠팡의 하얀번호판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측을 필두로 택배기업들은 쿠팡이 노란번호판이 아닌 자체 차량으로 배송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고, 쿠팡은 “무료 배송은 일종의 사은품 같은 것으로 우리가 택배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한국통합물류협회측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며 쿠팡이 ‘로켓배송’을 기존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지만 협회측은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등 그대로 물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쿠팡의 자체배송에 대해 찬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소비자측면에선 친절한 서비스와 빠른 배송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물류업계에선 쿠팡이 잘못된 방법으로 전통물류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쿠팡의 무료 배송시스템이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적자가 4천억원대라는 말을 돌았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측에서는 “물류분야에 대한 투자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는 하나 향후 적자폭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배송시스템에 손을 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택배차 증차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를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유통기업이 하얀번호판을 달고 무료배송을 하는 것이 과연 물류기업과 유통기업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것인지 제대로 따져보고 이를 기준으로 증차문제에 속 시원한 답변을 제시하길 기대해 본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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