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6 15:55

기획/ 초대형 컨선 시대 화주 선택지 줄어든다

선박 커지면서 노선수는 줄어
선복량 경쟁, M&A 기폭제

지난 4월 일본 선사 MOL이 세계 최대 규모인 2만150TEU급 선박을 인도받으며 컨테이너선 시장의 2만TEU 시대를 열었다. 최근 몇 년간 컨테이너선의 평균 크기는 급격히 증가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선사들은 운항비 절감을 1순위로 끌어올렸고 초대형 선박 발주 열풍을 몰고 왔다.

첫 스타트를 끊은 곳은 전 세계 선복량 1위 선사 머스크라인이다. 2006년 머스크라인은 1만5500TEU급 E-클래스 선박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후 경쟁 선사들도 1만TEU급 초대형선 발주에 가세했다. 가장 큰 선박 인도가 그 선사의 힘을 내세우는 수단으로도 작용하면서 선사들은 더 큰 선박을 발주하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실제 머스크라인은 다른 선사들과의 선복량 격차를 벌리기 위해 E-클래스 선박을 발주하면서 선복량을 30%나 줄인 1만1천TEU급으로 소개했다. 8천TEU급 선박이 주를 이루던 당시, 2배 이상의 선복을 가진 선박의 등장은 시장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신조선 크기 경쟁은 2013년 머스크라인의 1만8800TEU급 트리플-E 선박 인도 이후 급속도로 불거졌다. 경쟁선사들도 부랴부랴 1만9000~2만TEU급 선박 발주에 나섰다. 축구장 4배 이상의 규모를 가진 이들 선박은 항만 내 크레인 시설과 수심 16m 확보 등 접안 문제로 아시아-유럽 노선으로 배선됐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선박들이 쏟아지면서 유럽노선의 선복량은 급격히 늘어났고, 수급 불균형 심화를 부채질했다.

또 선사들이 기존에 유럽항로를 운항하던 선박을 다른 항로로 전환배치(캐스케이딩) 하면서 공급과잉 문제는 세계 항로로 확산됐다. 연쇄 캐스케이딩은 미주 중남미 아시아역내까지 거의 모든 항로에 선복과잉을 불러일으키는 시발점이 됐다.

유럽항로, 지난 5년간 선박크기 47% ↑

선사들은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서비스 통합 카드를 내밀었다. 시인텔의 집계에 따르면 2012년 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초대형 선박이 단계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평균 선박 크기는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재 평균 선박 크기는 약 1만4500TEU급으로 2012년과 비교해 47%나 증가했다.

선박이 대형화되는 사이 서비스 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2012년 화주는 24개의 주간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3개의 얼라이언스를 통해 17개의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선박 크기가 늘어날수록 서비스 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유럽항로뿐 아니라 미주항로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아시아-미 서안항로는 유럽항로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지만 변화의 규모는 달랐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선박 크기는 증가했지만 이 기간 동안의 성장률은 1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뉴월드얼라이언스와 그랜드얼라이언스가 합치면서 탄생한 G6 얼라이언스로 2014년 중반 평균 선박의 크기는 큰 폭의 증가를 보인 반면, 노선 수는 줄었다. 또한 지난해 초 2M과 오션3 얼라이언스가 시작되면서 총 노선 수는 유지됐지만 평균 선박 크기는 점진적으로 확대됐다. 2012년 45개에 달하던 미 서안 노선은 현재 41개로 줄었다.
 

미 동안항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지만 외부 변화로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 2012년부터 2013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미 동안항로의 평균 선박 크기는 약 5000TEU급에 머물렀으며 서비스 수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

변화는 2013년 중반 이후 시작됐다. 파나마 운하를 이용한 선박은 5000TEU급에서 2015년 초까지 1000TEU가량 증가했으며 주간 서비스는 27개에서 18개까지 급격히 줄었다. 이런 현상은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를 통해 아시아-미 동안 서비스를 취항한 영향이 컸다. 선사들은 파나마 운하의 통항제한(5000TEU)에서 벗어나 운항비를 낮출 수 있는 큰 선박을 운항하기 위해 수에즈 운하를 대안책으로 선택했다.

물론 2015년 초반에는 2M과 오션3얼라이언스의 시작으로 평균 선박의 크기는 변하지 않았지만 매주 서비스 수가 급증해 결과적으로 선복이 늘어난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2014년에 비주력 노선들이 중단됐고,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1분까지 이어진 미 서안 항만노동자 쟁의로 불거진 수요 증가와 운임인상으로 이 부분은 상쇄됐다.

현재는 파나마 운하의 확장개통에 힘입어 2016년 중반에 선박의 평균 크기가 대폭 증가하고 그에 따라 서비스 수도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평균 선박 크기는 2012년에서 2016년까지 47% 증가한 반면 서비스 수는 27개에서 19개로 줄었다.

선박 대형화 득만 있나?

1분기에 머스크라인을 비롯해 일본 해운 3사 현대상선 등 많은 선사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더러 한두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사들이 수익을 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초대형 선박 경쟁은 시장 침체를 야기한 주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운항비 절감 등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시장에 선복과잉을 초래했고, 투자열기를 촉발시키며 선사들을 앞다퉈 발주 경쟁에 참여시켰다.

선박 대형화는 컨테이너 운송 부문의 통합도 가속화했다. 선박 규모를 키우던 선사들이 시황 침체와 함께 위기에 처하면서 결국 인수합병(M&A)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2개월 동안 발생한 인수합병이 지난 12년 동안의 건수보다 높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일본 선사 MOL, 케이라인과 NYK의 합병 발표, 하파그로이드의 UASC 인수 완료는 APL, 함부르크수드, CSAV 등 업계에 오랫동안 영업해왔던 선사들의 붕괴를 이끌어내며 M&A의 정점을 찍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M&A가 진행될 것이라는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상위 10개 선사가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50%를 수송했다. 하지만 이제는 전체의 80%를 이들 선사들이 처리하고 있으며, 동서항로에서는 96%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3~5년 내에는 주요 항로와 작은 틈새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가 6~8곳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기선 업계는 몇몇의 선사에 의해 통제되는 과점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그것이 컨테이너 산업과 고객을 위한 건전한 경쟁과 혁신에 적합한 지 여부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비용절감만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컨테이너선의 크기를 두 배로 늘린 선사들은 운항비용을 3분의1로 줄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 절감 추세는 줄어들고 있다. 또한 선박 대형화로 인한 운송비 절감이 전체 공급망 비용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화주들은 전체 공급망 비용이 증가했다. 화주의 물류비용에는 운임뿐만 아니라 재고 보유 및 재고 관리 비용과 같은 다른 비용과 예상치 못한 공급 차질로 인한 비용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일부 화주는 컨테이너 선복이 제한되면서 유럽과 북미의 항만에서 긴 하역대기와 혼잡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4월1일 2M 오션 디얼라이언스 3개의 해운동맹의 출범은 화주들의 공급망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초대형선의 등장에는 여러 문제도 뒤따랐다. 선사들은 초대형선 발주로 효율성을 얻은 반면, M&A가 횡행하는 시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화주들은 일부 노선에서는 더 빠른 운송기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서비스 수가 줄어들며 전체적인 공급망 비용은 늘어나는 처지에 놓여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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