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6 10:02

물러설 곳 없는 경인항 상반기 물동량 ‘역대 최저’

컨테이너 부두 오용으로 해수청 주의 받아
운영주체 변경 등 정부 정책적 결단 필요


경인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또 하락했다. 이번엔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2012년 5월 힘차게 문을 연 ‘경인 아라뱃길’은 지지부진한 화물여객 실적을 보여왔다. 추진 당시 예상했던 물류 기능은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수요로 침잠하는 모습이다. 화물 수요가 없으니 부두 운영사들도, 경인 아라뱃길 전체를 총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수공)도 속이 모두 타들어가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굴포천 유역의 홍수피해 방지를 위한 방수로 공사의 연장선상으로 처음 추진됐다. 사사업 추진은 지난 1995년부터 이뤄졌지만, 미뤄지다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수공에 민자사업으로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인항은 2012년에 첫 문을 열었다. 폭 80m 수심 6.3m 길이 18km인 수로의 양 끝에 서해와 맞닿은 인천터미널, 내륙에 위치한 김포터미널이 조성됐다.

인천터미널은 컨테이너 자동차 철강 모래 부두로 이뤄졌고 갑문 1기와 총 12선석을 보유하고 있다. 김포터미널에는 컨테이너 일반화물여객 마리나부두로 이뤄진 총 10선석과 갑문 1기가 있다. 컨테이너 부두운영사는 한진해운에서 인천터미널은 SM상선, 김포터미널은 김포터미널(주)로 각각 바뀌었다.

물동량 실적, 10분의 1 수준




올해 상반기 경인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만372TEU로, 이는 지난해보다 7% 감소했다. 이는 부두가 문을 연 뒤 가장 낮은 기록이다. 경인항 물동량은 늘 비판의 대상이다. 경인항 사업 추진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화물 처리량보다 턱없이 적은 수준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수공 자료에 따르면, 경인항의 개장일인 2012년 5월24일을 기점으로 KDI가 산정한 연간물동량 예측치와 실제 5년간의 물동량 비교 결과 2012년에는 예상치의 8.2%인 2만4000TEU를, 5년차인 2016년에는 6.9% 정도인 2만7000TEU에 머물렀다. 예측치의 10분의 1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한 참담한 결과다. 결국 지난 2016년에 수공은 항만기본계획수정계획(2016~2020)에 예상 물동량을 2020년 4만6000TEU, 2030년 5만6000TEU로 재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물동량은 약 2만2000TEU에 그쳐 수정 물동량 예측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인항 실적은 유사한 수준의 지역항만들과 비교해봐도 현저히 낮다. 대산항 포항영일만항 군산항의 지난 5년간의 평균 물동량은 각각 8만9000TEU 11만3000TEU 5만4000TEU로, 경인항의 2만6000TEU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항만은 경인항보다는 역사가 오래됐으며 일단 지역에 철강, 자동차, 발전소 등 핵심 산업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군산 GM공장 철수, 대산 목재팰릿 가격 급증으로 인한 수요 하락, 포항 철강 산업 위기 등 지역마다 고민은 있지만, 경인항보다는 물량 창출 재원이 풍부하다.

반면 경인항의 경우 물류단지와 항만시설 모두 새로 조성해 물류 역사가 짧고, 국가 핵심항만인 인천항과 평택항이 인접해 수도권 물류 거점으로 자리잡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수공 관계자는 “사업 추진 당시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던 인천항의 보조 항만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걸로 알지만, 대외 경기가 악화된 데다가 인천신항 개장, 평택항 컨테이너 화물 유치 강화 등이 더해져 경인항 성장을 이끌 동력 자체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물류 기능 활약이 부진하면서 경인 아라뱃길 사업 전체 약 2조6000억원, 항만 개발 단독으로는 1조7000억원을 들인 정부 사업에 대한 여러 비판이 제기돼왔다.

경인 아라뱃길본부 관계자는 “경인항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한다고 해도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물동량을 견인해줄 항로 개설은 경인항의 지리적 여건과 정부 정책과 얽힌 구조적 여건에 가로막힌 상태다.

일단 경인항은 진입 항로나 수로 폭, 깊이에서 기항 선박을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 경인항 진입로에 있는 ‘영종대교’를 통과 할 수 있는 선박은 약 1만t급에 불과하며 특히 아라뱃길 수운로의 좁고 얕은 폭과 수심을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은 200TEU급 선박 정도다. 인트라아시아 선사들이 원양항로보다는 작은 선박을 주로 운용하고 있다는 걸 고려해도, 적합한 선박이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의 경우 현재 주력 선대는 평균 2000TEU급 정도다. 기존의 중국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경인항은 인천항 평택항과 마찬가지로 ‘특별관리항만’으로 지정됐다. 항로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한·중간 민간선사협의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협의 후, 중국과의 ‘해운회담’에 의제를 올려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절차가 복잡한 데다가 대형항만 사이에서 항로 유치 경쟁이 밀릴 수밖에 없다. 경인항은 개장과 동시에 한진해운 팬오션 천경해운 태영상선 동진상선 등이 중국 칭다오를 오가는 정기 항로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EAS쉬핑의 톈진노선 하나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철수한 상태다.

한강 유역에 위치한 김포터미널은 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김포터미널 주변은 국내 항만 중 유일하게 항만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항만 배후단지 개발도 어려운 데다 아라뱃길의 좁은 수로를 통해 바다와 연결되기 때문에 배가 들어올 여건조차 조성하기 어렵다.

수공 관계자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나마 최근 월드컵 대교 공사, 수도권 민자 발전소의 발전설비들 등을 실어나르는 물량이 소수 존재하며, 이를 제외한 화물은 처리하고 있는 게 없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지역 화주와 상생 고려…관광레저 특화 의견도

수공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두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컨테이너부두에서의 일반화물 하역 사건도 물동량 부족을 해결해보려다 벌어진 일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7월 경인항의 모 컨테이너 부두운영사는 염화칼슘 약 4000t을 하역하다 적발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주의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염화칼슘을 하역할 일반화물 부두는 인천터미널의 갑문을 통과해 경인항 안쪽까지 진입해야 한다. 또 선박 접안에 필요한 예·도선 인프라가 인천항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예·도선 비용이 매우 높다. 반면, 컨테이너 부두는 갑문 통과없이 바로 하역이 가능해 일반부두보다 t당 4~5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화주들도 컨테이너 갠트리크레인의 생산성이 일반 하버크레인보다 뛰어나 ‘컨’ 부두를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 아라뱃길 관리본부 관계자는 “물동량 자체가 생겨나지 않으니 자구책으로 시범 운영해본 것”이라면서 “부두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대응책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관리본부는 경인항 주변에 조성된 물류단지 화물을 바탕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경인항 물류단지에는 제2외곽고속도로 개통에 힘입어 롯데몰 쿠팡 CJ대한통운 등 대형 유통·물류기업들이 입주해 있어 이들과의 연계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칭다오, 국내 제주도와 백령도 등을 오가는 항로 복원도 바라보고 있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총 물동량 150만t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LG물류창고가 인천터미널 물류단지에 입주할 예정으로, 이를 활용한 신규 항로 개설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포터미널의 경우 물류 기능보다는 관광레저기능을 살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꾸준히 제기된다. 경인 아라뱃길의 여객 현황은 2015~2016년 당시 약 20만명까지 증가했으나, 지난해 중국 ‘금한령’ 여파로 현재 13만명 정도로 감소한 상황이다. 김포터미널과 서울 여의도 등 한강 유역과의 연계방안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서울시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밤섬 생태계 보존을 위해 한강과의 물길 연결에 반대하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경인항 기능 정상화를 위해서는 결국 인천항만공사가 개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관리본부 관계자는 “수공의 경인 아라뱃길 사업투자금 회수가 종료되면, 정부가 정책적으로 판단해 운영주체를 IPA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며 “IPA가 인천항과 경인항을 공동운영하면 부두 활성화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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