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5 09:43

여울목/ 코로나사태 신음하는 해운업계에 과감한 지원책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9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사망자는 3000명을 일찌감치 돌파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선 8만명의 확진자 가운데 3000명이 생명을 잃었다.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이란도 수천명의 확진자와 수십명의 사망자를 냈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 쇼크로 산업계가 겪는 고초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의 장기휴업과 내륙교통망의 혼란으로 물자가 움직여야 활기를 띠는 해운물류산업도 춘래불사춘의 상황에 신음하고 있다.

벌크선 시장에선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운임지수가 출현했고 컨테이너선 시장에선 중국발 수요 감소로 운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중카페리항로는 가장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1월 말 이후 여객은 자취를 감췄고 화물은 전체 선복의 20%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정부는 대대적인 지원책을 꺼내들었다. 해양수산부는 코로나사태가 3개월간 지속될 경우 1500억원의 긴급경영자금을 피해기업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양진흥공사에서 1500억원을 협약은행에 예치하면 은행은 예치금액 내에서 기업에 자금을 1년간 빌려주는 방식이다.

공사에 지급할 이자를 대출금리 할인에 활용함으로써 선사는 2%대 안팎의 저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외항해운엔 기업당 50억원 한도로 총 900억원, 한중카페리와 항만물류엔 기업당 20억원 한도로 각각 300억원씩 지원된다.

대출 실행 시기는 코로나 위기경보가 처음 발령된 1월3일부터 3개월이 지난 4월3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진공은 1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원대책을 확정하고 국민은행 농협은행 부산은행 산업은행 수협은행 하나은행 등 6곳의 협약은행 중 2~3곳을 지원기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해운업계는 이번 지원책에 반색하면서도 신용도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 상품 특성상 수혜기업은 소수에 불과할 거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원이 필요한 선사는 정작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외항선사의 경우 3분의 1에 불과한 60곳 정도만이 혜택을 누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해진공 설립 당시 지원 대상으로 설정했던 신용도 BB 이상의 기업들이다.

카페리선사는 본사 위치, 한중 양국 지분비율에 따라서 지원 대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한중카페리선사 14곳이 모두 지원 대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출을 집행하는 금융기관의 심사 기준을 통과할 선사는 많지 않을 거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행을 끼는 간접 지원 방식이 아닌 해진공에서 직접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사법에 여신 기능을 추가하고 자본금 규모도 늘려 해진공에서 직접 해운사 지원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다.

아울러 유류비나 용선료 등 선사 비용을 감면하는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정부지원책에 포함된 항비 감면이나 예도선료 할인은 카페리선사들에게 실종된 여객 수입을 상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해운호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 해운재건이란 목표를 향해 힘든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사태의 슬기로운 극복은 소기의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제다. 어떤 지원책도 과하지 않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현명하고도 과감한 대처가 요구된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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