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5 09:06

‘항만건설도 이젠 디지털전환’…BIM 도입 속도

KMI-세광종합기술단, BIM 기반 디지털 항만시설관리 구축 연구과제 매듭
설계·건축·운영 등 모든 과정에 활용…시공 비용·시간 대폭 줄여
▲BIM 모델로 구현한 부산신항 2-6단계



항만 건설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한 건설정보모델링(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활성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BIM이 항만 건설 분야에 적용되면 시공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한편, 시설물의 디지털 관리체계가 구축돼 스마트항만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항만정책연구실은 세광종합기술단과 함께 BIM을 항만 건설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 과제를 최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최근 해양수산부를 주축으로 항만 건설 분야의 BIM 적용과 관련한 엔지니어링사업과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MI와 세광종합기술단은 이번 ‘GIS(지리정보시스템)·BIM 기술을 활용한 건설사업 관리방안 도입 연구’를 통해 항만 건설사업 통합관리시스템 구축방안과 GIS·BIM 통합플랫폼 개발 등을 항만 건설 분야에 도입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BIM이란 3차원 정보 모델을 기반으로 시설물의 생애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시설물의 형상, 속성 등을 정보로 표현한 디지털 모형을 뜻한다. 

항만·도로·하천·철도 등 다양한 구조물의 계획에서부터 설계·건축·운영 등의 과정에 활용되며, 모든 정보의 통합·활용이 가능하다. 공사단계별 시공 정보뿐만 아니라 시공 요소 간의 간섭, 충돌 등과 원하는 위치와 단면의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도면 제작과 동시에 재료, 수량, 시공 일정을 확인하고 설계 및 일정 수정이 가능해 기존 도면 대비 시공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BIM을 복잡한 건축물에 적용하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BIM은 도입 초기 비정형화된 건축물이나 시공 요소가 많은 고층빌딩 등의 건축분야에 주로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복잡한 요소가 많은 지하철과 터널 등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의무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국내에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같은 복잡한 건축물과 호남고속철도 등의 인프라 건설사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4차산업혁명기술 도입에 따라 기반시설 관리체계 구축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만 건설 분야에서도 BIM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항만시설 가동 기간이 50년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시설물 관리시스템 도입이 긴요하다는 지적이다.  

항만시설은 복잡성은 타 구조물 대비 낮을 수 있지만, 호안 매립 지반개량 상부구조물 하역장비 등으로 장기적으로 공사가 이어지고, 30년 이상으로 긴 내구 연한이 특징이다. 

KMI는 설계-시공-운영-유지관리로 이어지는 각 단계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연계하고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계별 추진 주체가 상이한 항만개발사업의 특징을 고려하면, 정보를 일원화한 시설물 유지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자동화하역장비가 도입되고 요소 간 초연결, 최적화가 이뤄지는 스마트항만 구축을 염두에 둔다면 디지털 관리체계를 위한 BIM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항만에서는 부산항만공사가 2015년 개장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건설 시 BIM을 적용했다. 국내 대부분 항만은 단순 시뮬레이션이나 공정 검토에만 BIM을 사용하는 실정이다. 

반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호주 케이프 램버트항, 스페인 바르셀로나항 등 해외 주요 항만에선 설계·시공은 물론이고 운영·보수 분야까지 BIM 활용영역을 넓히고 있다. 

“BIM 가능성 확인, 도입 효과 충분”

이번 연구과제가 마무리되면서 전국 항만 건설사업에도 BIM 도입이 본격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엔지니어링사업을 주도한 KMI에 따르면, 부산항 신항 2-6단계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결과, BIM 도입에 따른 효과가 충분할 거란 입장이다. 

KMI는 이번 사업에서 단순 모델링을 넘어, 드론사진 측량, GIS데이터, 각종 설계데이터를 접목해 가상현실 통합플랫폼을 시범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현장 기술자, 관리감독자와 비대면 설계검토, 시공관리 등 다양한 활용성을 점검하고, 항만시설의 전 주기 관리체계 마련 가능성을 확인했다.

KMI는 해수부를 주축으로 기존 수행한 연구를 활용, 체계적인 기술개발과 정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정책적 방향성이 설정되고, 해수부의 R&D ‘생애주기별 항만시설 통합 운영관리를 위한 BIM 기반 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기술과 플랫폼이 마련된 만큼 후속 연구와 항만 건설사업에 BIM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항만 건설 분야에서 BIM 도입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해수부는 발주 예정인 건설공사 중 새만금신항 접안시설(1단계) 축조공사, 광양항 광역준설토투기장 조성공사, 낙포부두 개축공사 등 대형 일괄입찰사업(턴키)에서 우선적으로 BIM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만분야에 특화된 BIM 설계지침, 전 생애주기 관리방안 등을 마련하는 ‘항만분야 BIM 적용지침 작성 및 건설사업 관리방안 마련 연구’를 동시에 추진, BIM 도입과 적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디지털 항만시설관리체계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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