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9 09:10

인플레사태에 英항만 도미노파업…펠릭스토·리버풀 일주일 간격 파업 예고

두자릿수 임금인상안 놓고 노사 대립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의 항만 노동자들이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잇따라 파업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RPI)은 최근 12.3%를 기록했다. 지난 1982년 1월 초 이후 최고치다. 노동자들은 사측에서 제시하는 한 자릿수 인상안은 물가상승률에 미뤄 임금 삭감이나 마찬가지란 입장이다.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영국 최대 항만인 펠릭스토항은 두 번째 파업을 선언했다. 리버풀항도 19일부터 2주간 파업을 벌인다. 

물가상승률 40년만에 최고치

영국 노동조합 유나이트에 따르면 펠릭스토항 노동자들은 이달 27일 오전 7시부터 다음달 5일 오전 6시59분까지 8일간 2차 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지난달 21일부터 8일간 작업 중단에 나선 뒤 약 한 달 만이다. 

파업 이유는 지난번과 같다. 물가상승률에 맞춰서 임금도 두 자릿수로 올려달라는 게 노조 측의 요구사항이다.

유나이트는 임금 7%를 인상하고 500파운드(약 80만원)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사측 제안을 투표에 부쳤지만 대다수 노조원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1900명의 펠릭스토항 노조원 중 78%가 참여한 투표에서 82%가 사측 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노사는 지난달 파업 이후 다시 만나 임금 교섭을 재개했지만 협상은 교착 상태다. 노조는 두 자릿수 인상을 관철시킨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인 펠릭스토독앤드레일웨이(FDRC)는 7%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5% 인상안을 제시했던 사측은 8월 들어 7%로 인상률을 끌어올리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노조가 두 자릿수 인상을 고집하자 끝내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FDRC는 홍콩계 글로벌 항만운영사인 CK허치슨의 자회사다. 

유나이티드 사무국장 샤론 그레이엄은 “펠릭스토항과 CK허치슨은 매우 부유하지만 공정한 임금안을 제시하기보다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임금 삭감을 강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FDRC는 7900만파운드(약 1300억원)의 이익을 냈고 모회사인 CK허치슨은 300억파운드(약 48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그런가하면 리버풀항 노동자들도 임금 협상이 삐걱거리자 파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역인력과 유지보수 엔지니어 등 총 560명 이상의 리버풀항 노조는 이달 1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조업 거부에 나설 예정이다. 파업 기간으로만 보면 펠릭스토항보다 길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15일 전체 노조원의 88%가 참여한 투표에서 99%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리버풀항의 임금 협상도 펠릭스토항과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측인 머지독스앤드하버(MDHC)는 7% 인상안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두 자릿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노조는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조는 “지난해 3000만파운드(약 48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낸 MDHC는 약속한 지난해 임금 협정을 이행하고 올해 인상안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DHC는 영국 억만장자인 존 휘태커가 이끄는 필그룹 소유다. 이 그룹은 조세피난처인 맨섬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호주 투자회사인 오스트레일리안슈퍼가 2대 주주다.  

영국 항만의 연이은 파업에 컨테이너선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물동량의 48%를 처리하는 항만의 파업으로 머스크 에버그린 MSC 등 주요 선사들의 해운 서비스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선사들은 펠릭스토항 기항을 중단하고 대체 항만으로 부랴부랴 뱃머리를 돌렸지만 영국 수출입화물의 운송 지연을 막긴 어려웠다. 

에버그린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2만4000TEU급 <에버앨럿>(Ever Alot)호가 영국 지역 운항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머스크와 MSC는 인근 런던게이트나 사우샘프턴을 비롯해 프랑스 르아브르, 벨기에 안트베르펜(앤트워프)에서 펠릭스토행 화물을 처리해야 했다. 

대체항 없는 리버풀항 파업 직격탄

영국 서부에 위치한 리버풀항은 동안 지역에 있는 펠릭스토보다 규모는 작지만 대체 항구가 주변에 없어 파업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해운전문지인 로이즈리스트는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파업이 진행될 경우 북유럽과 미국 동안 지역을 연결하는 TA4 서비스에서 리버풀 기항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파업에 대응해 비상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프랑스 CMA CGM은 “다양한 해운 노선과 복합운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문전 배송을 포함한 대안책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리버풀만을 기항하는 대서양항로 전문 선사인 아틀란틱컨테이너라인(ACL)은 파업이 벌어지면 리버풀을 대신해 다른 영국항만을 기항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ACL 앤디 애벗 최고경영자(CEO)는 “파업이 발생하면 화주는 다른 관문을 찾아 떠나고 공급망은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리도 영국을 오가는 수출입 화물 운송이 차단되기 때문에 유럽 대륙과 스칸디나비아 지역 화물을 더 많이 유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MSC는 리버풀항 파업에 가장 긴장하는 선사로 지목된다. 이 선사는 리버풀항을 정기 기항하는 고객사일뿐 아니라 자회사인 TIL을 통해 리버풀 제2터미널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임금 인상을 둘러싼 항만 파업은 비단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와 빌헬름스하펜 브레머하펜, 벨기에 안트베르펜·브뤼헤항에서도 임금 인상안을 놓고 수차례 파업이 발생했다. 독일 항만 노조는 시간당 1.2유로의 임금 인상과 12개월 동안의 물가 상승 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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