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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09:18

기고/ 신(新) 국제사법의 국제재판관할

변호사가 된 마도로스의 세상이야기(48)
법무법인 대륙아주 성우린 변호사(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고문변호사)


해상기업의 영리 추구 활동은 ‘선박’이라는 수단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해상운송행위를 기초로 하기에 기본적으로 국제성을 가진다. 해상기업 활동의 국제성으로 해상운송계약, 용선계약 등 각종 계약에 근거가 되는 법원 중 하나인 해상법 역시 국제성을 가진다. 이에 해상법은 불가피하게 국제사법(國際私法)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제적인 해상기업의 활동으로부터 비롯된 해사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사실관계 등을 검토하기에 앞서, 반드시 국제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제재판 관할과 준거법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한편, 국제사법은 근 20년 만에 큰 변화가 있었다. 국제사법의 전부개정 법률안이 2021년 12월9일 국회를 통과하였으며, 개정된 새로운 국제사법(이하 ‘신 국제사법’)이 2022년 7월5일부터 시행되었다. 신 국제사법의 대표적인 의의로는 국제재판 관할 규칙을 직접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제재판 관할에 관한 신 국제사법의 대표적인 규정을 살펴보자.

신 국제사법 제8조는 합의 관할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여, 당사자 사이에 국제재판 관할의 합의가 있는 경우, 특히 전속적 국제재판 관할 합의가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은 그에 제기된 소를 각하하여야 하나, ① 합의가 제8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국제재판 관할을 갖는 해당 국가의 법에 따라 그 합의가 효력이 없는 경우 등)로 효력이 없는 경우, ② 제9조에 따라 변론관할이 발생하는 경우, ③ 합의에 따라 국제재판 관할을 가지는 국가의 법원이 사건을 심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경우, ④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없는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는다고 하여, 전속적 국제재판 관할 합의가 있는 경우에도 변론관할이 인정된다고 규정한다.

또한, 신 국제사법 제9조는 변론 관할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여,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없는 경우에도 피고가 국제재판 관할이 없음을 주장하지 아니하고 본안에 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 준비 기일에서 진술하면 대한민국 법원에 그 사건에 대한 국제재판 관할이 있다고 규정한다.

나아가 신 국제사법에서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외국법원이 더 적절한 법정지인 경우 한국 법원이 소송을 중지하거나 소를 각하할 수 있는 국제소송의 법리인 ‘부적절한 법정지의 법리(Forum Non Conveniens)’를 엄격한 요건 하에 수용하였다는 점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신 국제사법 제12조는 법원에 국제재판 관할이 있는 경우에도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행사하기에 부적절하고 국제재판 관할이 있는 외국법원이 분쟁을 해결하기에 더 적절하다는 예외적인 사정이 명백히 존재할 때에는 피고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은 본안에 관한 최초의 변론기일 또는 변론 준비 기일까지 소송절차를 결정으로 중지하거나 소를 각하할 수 있고, 다만 당사자가 합의한 국제재판 관할이 법원에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대법원 등 각급법원에서 해사사건의 국제재판 관할 문제를 검토할 때 원칙적 기준인 “실질적 관련의 원칙” 등에 따라 사건별로 구체적인 판단을 해 왔기 때문에, 위 원칙을 정치하게 구체화한 신 국제사법의 시행으로 기존 대법원의 태도가 극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외국과 관련된 해사분쟁을 대한민국 법원에서 소송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개정 전 국제사법으로는 확실한 판단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이번 신 국제사법 시행으로 해사사건에서 국제재판관할에 대한 예측가능성의 부재 문제를 해소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 경험을 쌓았다. 배에서 내린 뒤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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