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9 14:10

동남아항로/ 중국發 수요 상승에 운임 상승세 전환

남성해운, 벵갈타이거라인과 싱·말련-인도노선 취항


하락세를 띠던 운임이 중국발 수요 상승에 힘입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기점 수송 물동량은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성장 폭이 둔화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잠정 33만88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 33만7300TEU에서 0.4% 늘어났다. 전달의 336만7000TEU에 비해선 8%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수출화물은 15만100TEU로, 전년 대비 12%, 전달 대비 7% 감소했고 수입화물은 18만8700TEU로, 지난해에 비해선 13% 늘어났지만 전달에 비해선 8% 후퇴했다.

3월 이후 35만~36만TEU를 오르내리던 동남아항로 월간 물동량은 3분기 마지막 달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33만TEU대 물동량을 기록한 건 2월의 33만3700TEU 이후 두 번째다. 영업일수가 적은 2월 수준으로 물동량이 떨어질 만큼 침체가 가파르게 진행됐다. 전년대비 증가율도 4월부터 8월까지 두 자릿수 안팎을 오가다 9월엔 1% 아래로 떨어졌다.

국가별로 보면 8개국 중 절반이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과 2위 인도네시아는 나란히 전년 대비 7%씩 늘어난 11만6500TEU 5만600TEU를 거뒀다. 5위 대만과 6위 필리핀은 각각 1% 늘어난 3만1400TEU 2만2000TEU를 달성했다. 반면 3위 태국은 10% 감소한 4만79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3% 감소한 3만7800TEU에 머물렀다. 7위 싱가포르는 13% 감소한 1만6600TEU, 8위 홍콩은 8% 감소한 1만5900TEU를 각각 신고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개월 연속 성장세를 띠었던 태국은 두 자릿수로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싱가포르는 3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고 홍콩은 2021년 10월부터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1~3분기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319만4400TEU로, 지난해 같은 달의 288만8100TEU에서 11% 성장했다. 9개월간 물동량이 300만TEU를 넘어선 건 코로나19 사태발 해운 호황기였던 2021년의 306만5900TEU 이후 2번째다. 특히 올해는 2021년 기록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새롭게 작성했다. 수출은 6% 증가한 151만4600TEU, 수입은 15% 늘어난 167만98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상반기까지 12%의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다 하반기 3개월엔 9월의 부진으로 증가율이 7%로 둔화됐다.

운임은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에 성공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0월18일 발표된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지수(SEAFI)는 2138.1을 기록, 전주(10월11일)의 1949.5에 비해 10% 상승했다. 중국발 운임지수가 상승세를 띤 건 7월12일 이후 14주 만이다. 주간 SEAFI는 지난 6월28일 3582.2로, 최근 2년 새 최고점을 찍은 뒤 7월5일 3480.2로 떨어졌다가 7월12일 3573.8로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13주 연속 하락하는 부진을 보여줬다.

노선별로 보면, 싱가포르 407달러, 베트남 호찌민 349달러, 태국 램차방 430달러, 필리핀 마닐라 161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439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555달러를 기록, 전 지역에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베트남행 운임은 5주 만에 300달러를 다시 넘어섰고 싱가포르행은 4주, 태국행 운임은 6주만에 각각 400달러 선을 회복했다.

10월 3주 평균 SEAFI는 2043.8을 기록, 전달의 2119.1에 견줘 4% 하락했다. 2022년 8월 이후 최근 2년간 최고치를 찍은 7월(3453.1)에 비해선 41% 급락했다. 노선별로, 싱가포르 393달러, 베트남 321달러, 태국 403달러, 필리핀 146달러, 말레이시아 430달러, 인도네시아 537달러로 집계됐다. 베트남과 태국은 전달 대비 오름세를 보인 반면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기점 운임은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10월21일자 한국-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1127달러를 기록, 8주 연속 하락했다. 8월12일 1492로 1년 8개월 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뒤 월말까지 등락을 보이다 9월 첫째 주부터 줄곧 내리막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TEU 환산 운임은 563달러로, 중국발 운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동남아항로 KCCI는 부산 기점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행 운임을 기반으로 집계된다. 3분기에 120달러가 부과됐던 이 항로 저유황할증료(LSS)는 4분기 들어 110달러로 인하됐다.

중국에서 동남아로 수송되는 물동량이 국경절 연휴가 끝난 10월 둘째 주부터 강세를 띠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국경절 이후 한 해 실적을 끌어 올리려고 제품 수출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9월에 기대했던 국경절 연휴 전 밀어내기 수요가 실종됐던 만큼 10월 들어선 지연됐던 화물이 수출길에 오르면서 해운 수요도 호조를 띠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남성해운은 싱가포르 벵갈타이거라인(BTL),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와 손잡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거쳐 인도 동안을 연결하는 컨테이너선항로 SVX를 취항한다. 27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이 10월 말부터 싱가포르(수·목)-포트클랑(금·토)-첸나이(수·목)-비샤카파트남(금·토)-싱가포르(수·목)를 순회할 예정이다. BTL의 <익스프레스카이라시>호가 10월31일, 남성해운의 <티비카이위안>호가 11월6일 싱가포르에서 각각 첫 뱃고동을 울린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의 아시아역내 자회사인 CNC는 중국과 태국 베트남 주요 항만을 잇는 컨테이너선 항로 CT8을 다음달 연다. 신설항로의 운항 일정은 상하이-닝보-램차방-하이퐁-양푸-상하이 순다. CNC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입 선박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11월 중순께 첫 배가 출항한다고 밝혔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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