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국경절 밀어내기 수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하락세를 띠었던 한중항로 시황이 10월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운임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9월 수송실적은 역신장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7만85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9만6900TEU에서 6.2% 감소했다. 수출화물은 7% 줄어든 9만2200TEU, 수입화물은 6% 줄어든 17만400TEU,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2% 감소한 1만5900TEU로 각각 집계됐다. 한중항로 수송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을 낸 건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이 항로 물동량은 지난 8월까지 2월 한 달을 제외하고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호조를 띠었다. 1월과 4월 5월 6월 8월 5개월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고, 특히 4~6월 3달간 2022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월간 실적 30만TEU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승승장구하던 한중항로 수요 흐름은 중국 국경절 특수가 실종되면서 9월에 급격히 위축됐다. 전달의 29만8700TEU에 비해선 2만TEU 이상 빠졌다. 수출에선 주력 화물인 합성수지(레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레진 물동량은 36만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 42만t에서 14% 감소했다. 전체 석유화학제품 수출도 6% 감소한 51만t에 그쳤다.
한중항로의 1~3분기 누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7.6% 성장한 260만400TEU로, 9개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다만 8월까지 9%대였던 성장률은 소폭 둔화했다. 수출화물은 6% 늘어난 85만4800TEU, 수입화물은 7% 늘어난 159만5100TEU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10월엔 상황이 다르다. 국경절 연휴가 끝난 10월 둘째주부터 수출입 화물이 동반 강세를 띠고 있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추석 연휴부터 이번달 중국 국경절까지 묶여 있던 화물들이 다시 수송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 국경절 연휴까지 수출되지 못했던 화물들이 연휴가 끝나면서 시장에 쏟아지면서 해운 수요가 강세를 띠고 있다”며 “9월에 부진했던 만큼 반대급부로 10월 이후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나라 주력 화물인 석유화학제품이 부진하기 때문에 수출항로에서 근본적인 시황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운임은 보합세를 노정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10월 3주 평균 부산발 중국행 수출항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9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7월 이후 3달 연속 이어졌던 50달러 선이 무너졌다. 올해 4월까지 30달러대에 머물던 한중항로 월 평균 운임은 서서히 상승해 지난 7월 1년 만에 50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4분기 접어들면서 세계적인 시황 하락세의 영향을 받으면서 40달러대로 떨어졌다.
주간 KCCI는 10월21일 현재 48달러를 기록했다. 7월부터 9월 초순까지 52~53달러를 이어가다 10월 들어 50달러로 떨어졌고 10월14일 48달러까지 하락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24달러 수준이다.
수입 운임은 내리막길 행보를 보이다 다시 상승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 평균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SCFI)은 TEU당 144달러를 기록, 9월의 143달러에서 소폭 상승했다. 5월부터 이어졌던 160달러 선이 지난달 무너지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가 이달 들어 적은 폭이지만 반등에 성공했다는 고무적이다.
주간 SCFI는 지난 6월28일 172달러를 찍으며 단기 고점을 기록한 뒤 8월 말까지 160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9월6일 139달러로 곤두박질 쳤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9월27일부터 4주 연속 144달러 선을 이어가고 있다. 선사들은 이 밖에 기본운임과 별도로 15만원의 터미널할증료(THC)와 저유황할증료(LSS) 110달러를 적용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에선 물동량을 늘리는 것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THC를 철저히 받아서 운항 채산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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