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건조한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이 대거 인도되면서 우리나라의 1분기(1~3월) 선박 수출액이 4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동안 선박 수출액은 전년 63억5400만달러 대비 13.3% 늘어난 71억9700만달러(약 10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3년 40억3500만달러와 비교하면 78.4% 급증한 수치다. 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액은 지난 2021년 1분기 73억4600만달러(약 10조4000억원)를 달성한 바 있다. (
해사물류통계 ‘선박 수출액 추이’ 참조)
월별로 보면, 1~2월 감소세를 보였던 선박 수출액은 3월 15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건조 단가가 높은 선박이 잇따라 수출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업황 회복의 바로미터인 신조 선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선박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2025년 3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7.43포인트를 기록, 전월 188.36포인트 대비 0.5% 떨어지며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3월 183.17포인트에 비해 2.3%, 2년 전인 2023년 3월 165.52포인트 대비 13.2% 상승했다. 3년 전 156.17포인트와 비교하면 20% 급등한 수치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2억6500만달러 대비 3.8% 하락한 2억5500만달러, VLCC는 1억3000만달러에서 3.8% 떨어진 1억2500만달러에 그쳤다. 반면,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전년 2억6550만달러 대비 3.2% 오른 2억7400만달러로 나타났다.
10개 품목 중 7개 수출액 줄어
2025년 1분기 우리나라 수출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10대 주력 품목 중 7개 수출액이 전년과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와 선박, 무선통신기기 3개 품목만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1600억달러(약 227조3000억원)로 전년 1633억달러 대비 2% 감소했다. (
해사물류통계 ‘수출입 실적’ 참조)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 데다 주요 정유사들의 정기 보수가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23% 감소한 106억8400만달러, 석유화학은 국제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 등의 여파로 1년 전과 비교해 7.5% 후퇴한 111억3300만달러에 그쳤다.
또 일반기계는 글로벌 제조업 수요 둔화와 설비 투자 지연 등에 12.5% 감소한 114억5700만달러,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시황 둔화에 따른 가격 회복 지연으로 6.8% 줄어든 77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도 전년 대비 1.3% 8.3% 6% 각각 줄어든 실적을 보이며 수출액 감소를 이끌었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IT 전방산업에서 수요가 확대된 데다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전년 309억8700만달러 대비 6% 증가한 328억3800만달러를 달성했다. 또 무선통신기기도 글로벌 프리미엄 AI(인공지능) 스마트폰 수요 확대에 따른 고부가 부품 수출 증가에 8.9% 늘어난 37억9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1.6% 감소한 216.4조
7대 수출 지역 물동량은 아세안(동남아시아)과 중동을 제외한 5곳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288억달러, 미국은 1.9% 줄어든 303억4000만달러, 일본은 3.5% 후퇴한 67억9700만달러에 각각 머물렀다.
EU(유럽연합)와 중남미도 1년 전과 비교해 3.3% 10.4% 줄어든 165억800만달러 64억7700만달러였다. 반면, 아세안은 6.6% 증가한 285억1600만달러, 중동은 3.5% 늘어난 48억26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1분기 수입액은 전년 1551억달러 대비 1.6% 감소한 1526억달러(약 216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1~3월 무역수지는 73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월에는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하에서도 IT 전 품목 수출이 8개월 만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2월에 이어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신속한 국내지원 조치 등을 이뤄내 수출업계가 당면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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