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여객선 연료에 최고가격제가 도입돼 선사들이 유가 급등에도 안정적으로 항로를 유지하는 데 큰 기여를 하는 걸로 나타났다.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연안 여객선 면세유 중 3월1일 현재 ℓ당 874원 하던 중유(벙커A) 가격이 4월1일 1598원으로 약 2배(83%) 오른 반면 최고가격제 대상에 포함된 경유(MGO) 가격은 1258원에서 1748원으로 39% 인상되는 데 그쳤다. 조합 측은 5월엔 최고가격제에 포함되지 않은 중유 가격이 MGO 가격을 역전할 걸로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27일자로 연안 여객선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황 함유량 0.05%의 MGO에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조합 측은 최고가격제도에 제외된 중유 가격이 크게 올라 경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고 5월엔 역전될 걸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백령도 연평도 덕적도 등을 운항하는 연안 여객선사인 고려고속훼리의 김승남 대표이사는 “해상용 경유에 적용되고 있는 최고가격제가 여객선사의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부의 우려처럼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선박유 사재기 현상은 없었던 걸로 파악됐다. 오히려 올해 들어 연안 여객선이 사용하는 전체 연료 중 가격 상한선이 적용되고 있는 MGO의 비중은 4%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연안 여객선사의 전체 유류 소모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00㎘ 늘어난 2만8700㎘였고, 이 가운데 MGO는 전체의 54%인 1만5500㎘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MGO 소모량은 1만4700㎘를 기록, 전체 유류 소모량 2만5200㎘ 중 58%를 차지했다.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난 3월27일부터 4월16일까지 연안 여객선사들이 사용한 유류 소모량은 360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00㎘에 비해 4% 늘어나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를 두고 연안 여객선업계는 정해진 항로를 정해진 일정에 맞춰 운항하기 때문에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후에도 공급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 대신 선사들의 경영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속훼리 김승남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의 올해 1분기 경유 소모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1㎘ 증가한 2759㎘로 집계됐다”며 “이는 운항 여건에 따른 정상적인 범위의 변동 폭”이라고 설명했다.
연안여객선업계는 나아가 유가 연동 보조금까지 지원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가 연동 보조금은 연료 가격이 기준 가격을 넘어설 경우 초과된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다. 현재 육상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 택시를 비롯해 해상의 어선과 연안 화물선에 보조금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연안여객선업계 한 관계자는 “선사들의 운임 인상 요구 등을 소비자 물가 상승 억제, 서민 경제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상에서 실질적인 대중교통 역할을 하고 있는 연안 여객선의 항로 단절 방지를 위해서라도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 동일하게 유가 연동 보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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