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9 07:07

정기선 해운경기침체 장기화 전망 가시화되나

세계 3위의 프랑스 선사의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佛發 보도에 해운업계가 크게 당황하고 있다.

글로벌 정기선업계가 미증유(未曾有) 세계경기침체 속에서 물동량 급감, 저운임, 선복과잉, 유가 상승 등 연이은 악재들로 인해 회복세 반전에 실패하고 있다. 이는 정기선사들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많다. 소위 선사들간 제살깎아먹기식의 치킨게임에 불황 장기화가 조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두달뒤인 11월부터 꽁꽁 얼어붙기 시작한 정기선 컨테이너선시장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살얼음을 걷는 것과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세계적인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와 사상 최악의 해상운임 폭락 사태가 상위 랭킹 해운사까지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게 하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HR종합용선지수는 최근 최저치를 기록, 1,000을 넘었던 지난해 9월의 1/3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해운호황기인 지난 2~3년 동안 해운시장에 과도하게 컨테이너선 공급이 이뤄진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치열한 출혈경쟁을 펼쳐 온 글로벌 정기선사들이 자금유동성 악화등 경영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최근 인원 감축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출혈경쟁을 감수하면서 컨테이너 운임을 일정 수준 아래로 묶어두는 치킨 게임을 벌여온 후유증 탓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세계 유수선사들이 저마다 출혈을 예상하면서도 저운임 수준을 고수하는 정책을 펴면서 정기선 컨테이너시장은 내부적으로 곪기 시작한 것이다.

출혈경쟁과 최악의 시황 침체가 맞물리면서 선두권 선사와 후발주자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난립해온 글로벌 해운업체들은 최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향후 업계의 판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해운 등 국적선사들의 구조조정이 목전에서 단행되고 있어 클로즈업되고 있지만 외국 유수선사들의 구조조정이나 자금 유동성 문제도 심상치 않다.

독일 최대 해운사인 하파그로이드사는 결국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됨으로써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세계 굴지의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사는 지난 상반기 컨테이너 부문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본사를 통합센터와 서비스부문으로 분할하고 본사 직원들을 부분적으로 감축했다는 전언이다.

알찬 경영으로 잘 알려진 이스라엘 선사 Zim라인도 인원 감축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선사 코스코도 지난 상반기에 상당한 영업손실을 냈다.

이들 선사 뿐아니라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기 컨테이너선사들은 현재 내부적으로 대부분이 ‘구조조정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수출입은행 한 관계자는 선복과잉상태로 오는 2013년까지 시황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 실제 해운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기선시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점은 작년 11월이후 기준으로 5년정도는 잡아야 한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최악의 경우를 감안해 전망한 것이지만 최근의 세계 유수 정기선사들의 자금흐름상태나 선박인도와 관련해 예사롭지 않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세계경제의 침체기가 끝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오히려 최고치를 보이는 등 아직 침체 불씨가 꺼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기침체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해운산업은 사정이 다르다. 정부와 금융권은 이같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해운사들의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실행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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