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9 10:14

세계 해운시황 불확실성 여전히 존재한다

해운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상황이 세계해운시장에서 노정되고 있다. 해운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시황에 걸림돌로 작용할 선복과잉 현상이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로인해 세계해운시황이 더블딥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세계 유수 해운전문기관들 분석에 따르면 올 벌크선 선복량 증가율은 9.9%로 벌크선 분야 해상물동량 증가율 5.6%를 두배가량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성수기를 맞아 높은 운임을 형성하며 스페이스 부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컨테이너 정기선시장에도 빨간불이 예고되고 있다. 컨테이너선 선복량 신장률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 2.4%보다 2.5배정도 높은 6.1%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1년에도 컨테이너선 선복량 증가율은 물동량 증가율을 3%포인트가량 앞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선사들간 선복수급 조정 노력이 화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극심한 해운불황으로 인도가 지연됐던 컨테이너선들이 대거 항로에 투입될 것으로 보여 향후 경기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릴수 없다. 컨테이너선 인도예정 선복량을 보면 올해 150만TEU를 시작으로 내년 170만TEU, 2012년 100만TEU로 추정된다. 특히 컨테이너선 부문의 경우 전 세계 물동량 대비 선복량 증가율은 내년에 10%가 넘는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이러한 선복과잉 전망은 지난 2008∼2009년에 인도가 지연됐던 선박들이 금년 말부터 내년까지 대거 선사에 인도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운업계에선 현재 운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은 벌크선 부문이나 컨테이너선 모두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란 시각도 팽팽하다. 벌크선의 경우 앞으로 현재 선복량의 약 60%가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고 컨테이너선도 2015년까지 약 30%가 새롭게 투입돼 선복과잉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브로커 관계자도 외부에서는 현 해운시황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선복량 과잉으로 지금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벌크선운임지수가 널뛰기 현상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업계내에선 시황 전망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해운전문가들은 해운업계가 올 하반기부터 앞으로 2년간은 선복량 과잉에 따른 세계해운 경기 불확실성으로 곤혹스러워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기선시장에서 우려되는 것은 1만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앞으로 대거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이다. 세계 유수선사들이 앞다퉈 급증하고 있는 북미, 유럽 등 기간항로의 물동량을 잠식키 위해 이같이 극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을 경쟁적으로 운항시킬 예정이다.

지난 2008년 하반기 대불황이 시작되기 전까지 유럽항로는 그야말로 수년간 초호황을 구가했지만 결국 선사들의 무분별한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안정된 운임시장을 붕괴시켰다. 물론 앞으로 해운시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벌크선의 경우 3·4분기 조정기를 거쳐 4·4분기에 반등해 BDI는 3,500∼4,000p를 유지하며 단기적으론 부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론 긍정적으로 보는 해운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을 단순히 계절적 비수기 현상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 및 긴축재정을 비롯,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 일부 투기세력에 의한 신조선 발주 재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불황과 비교시 현 정기선 해운시황은 호황시기와도 비교될 정도다. 이미 불황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해운전문가들은 항시 호황시 불황을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지독한 해운불황을 겪은 선사 경영자들이 특히 다시금 짚고 넘어갈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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