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0 15:31

기획/ “성년된 한·중카훼리 더 큰 도약 준비할 때”

14개 노선 취항 중…이용객·화물 ‘훌쩍 성장’
트레일러 직수송 도약 발판…무비자 입국, 차량동반여행은 ‘ing’



●●● 1992년 8월24일 그동안 이념의 장벽으로 가깝지만 먼 이웃나라였던 중국이 우리에게로 성큼 다가왔다. 이날은 우리나라가 근 40여년 동안 죽의 장막에 가려져 있던 중국과 수교를 맺은 역사적인 날이다.

양국은 수교 이후 교역을 비롯해 투자 기술 등 경제 모든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수교 첫 해 63억달러에 머물렀던 양국 교역 규모는 올해 1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8년 동안 무려 3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자 한미와 한일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양국이 수교를 체결하기 2년 전 인천항에선 한 여객선이 힘찬 뱃고동을 울리며 물살을 갈랐다. 1990년 9월15일 중국 웨이하이(위해)를 향해 첫 취항에 나선 8400t급 국제여객선 <골든브리지>호였다.

<골든브리지>호는 취항 이후 민간대사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한중 국교 수립의 기틀을 다졌다. 물자 뿐 아니라 여객까지 수송하는 카훼리선의 특성을 배경으로 얼어 있던 양국간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이다.

<골든 브리지>호 한중수교 기틀 마련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한중간 국제여객선(카훼리) 항로는 총 14개 노선으로 늘어났다. 인천항 기점 노선이 10곳으로 가장 많고 평택항 기점 3곳 군산항 기점 1곳이다.

<골든브리지>호의 취항과 함께 가능성이 확인된 한중 카훼리시장은 추가 노선이 붐을 이뤘다. 이듬해 12월24일 진천국제객화항운이 2만6천t급 <천인>호를 인천-톈진 노선에 투입한데 이어 1994년 8월 무성해운이 부산-옌타이 노선에 뛰어들었으며 2년 뒤 한국측 기항지를 부산과 군산 2곳으로 확대했다.

1995년엔 대인훼리가 <대인>호(1만2천t)를 앞세워 인천-다롄 노선을 열었다. 1998년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단둥에도 카훼리선이 들어왔다. 같은 해 7월22일 단동국제항운은 일본에서 들여온 1만1천t급 <동방명주>호를 인천-단둥 노선에 취항시키며 한국과 중국 북한을 잇는 3각 교역의 다리를 놨다. 같은 해 8월엔 상인륜도가 인천-상하이 노선에 배를 띄우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선 평택항을 기점으로 한 한중간 카훼리항로가 출범해 항로다변화의 길을 열었다. 2001년 10월 대룡해운이 평택-룽청(영성) 항로에 1만8천t급 <대룡>호를 띄우고 인천항이 아닌 지역항에서의 한중간 카훼리서비스를 모색했다.

이듬해인 2002년 7월26일엔 화동해운이 1만2600t급 <화동명주>호를 인천-스다오 노선에 취항했다. 당시 룽청 시장은 “당신들은 돈을 벌고 우리들은 발전한다”는 말로 카훼리항로 개설의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20일엔 목포-상하이 노선이 상하이크루즈사에 의해 열렸다.

2003년과 2004년은 카훼리항로 신설이 러시를 이룬 해였다. 2003년 1월4일 범영훼리가 <자정향>호(1만2천t)를 내세워 인천-잉커우 노선에 주 2항차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4월23일 한중합작사인 크리스탈훼리가 군산-칭다오 노선을 개설했다. 이어 황해훼리가 평택-르자오간 서비스를 개시했다. 1만6천t급 <모닝글로리>호는 6월29일 평택에서 르자오를 향해 출항에 나섰다.

2004년엔 흥아해운이 카훼리 항로 개설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흥아해운은 같은 해 4월 개설된 진인해운의 인천-친황다오 노선과 12월 개설된 연운항훼리의 인천-롄윈강 노선에 각각 지분 50%씩을 출자했다. 연운항훼리는 이후 2007년 11월 평택-롄윈강 노선을 개설함으로써 인천항과 평택항을 모두 기항하는 최초의 카훼리 선사가 됐다. 이와는 별도로 청해윤도가 군산-칭다오 항로를 2004년 11월 개설하기도 했다.

2008년 4월 군산-칭다오 노선이 운항을 멈추고 군산-스다오 노선(석도국제훼리)이 대신해 열렸으며 5월 평택-칭다오 노선(청도풍양훼리)이 취항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엔 투자사가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평택-웨이하이 노선(평택교동훼리)이 열려 터줏대감인 위동항운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용객 9천명서 114만명으로 성장…항로중단도 꾸준

한중 카훼리항로는 20돌을 맞으면서 수송 실적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다. 개설 첫해 9천명에 불과하던 이용객은 지난해 114만명을 넘어섰으며 수송화물은 409TEU에서 33만TEU로 껑충 뛰었다. 카훼리 서비스가 항공기의 빠른 운항시간과 컨테이너선의 대량화물 운송이란 장점만을 취합한 운송형태로 호평 받으면서 승승장구해 온 결과다. 정시운항, 신속수송 등 카훼리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성은 컨테이너선에 비해 운송기간을 3~4일 가량 앞당길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

특히 선박량 증가로 항만적체가 발생할 경우 항만우선접안권 등의 여객수송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돼 인천을 거쳐 제3국으로 나가는 해상항공연계운송(Sea&Air) 화물은 카훼리선이 최적의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여객선이 취항한 중국 도시들도 큰 발전을 일궜다. 사람의 왕래로 물자 수송도 늘어났으며 그와 함께 도시발전이 이뤄지게 됐다. 한·중 카훼리항로 개설 당시 경제발전이 저조했던 웨이하이 칭다오 다롄 등은 카훼리선이 들어온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의 단맛을 봤다.


특히 면적 5436k㎡의 조그만 어촌이었던 웨이하이시는 골든브리지가 뱃머리를 댄 뒤 산둥성 경제를 주도하며 인구 250만명의 대도시로 발전했다. 지난 1995년 카훼리선이 취항을 시작한 다롄도 기계제조와 석유화학 정유산업을 중심으로 매년 두자리 수의 GDP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천항 역시 카훼리선 취항 이후 한중 해운물류의 허브로 도약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비약적인 발전의 이면으로 서비스 중단 소식도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어 안정된 항로 발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옌타이 노선과 군산-옌타이 노선이 2003년 4월과 2002년 9월 각각 중단됐으며 인천-상하이 노선도 2002년 2월 문을 닫았다. 목포-상하이 노선은 중국에 사스가 덮치면서 여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다 취항 5개월만인 2003년 4월 항로 중단을 선언했다. 목포-상하이 노선은 그 뒤 포시즌크루즈로 운항사를 바꿔 2006년 6월 재취항에 나서기도 했으나 2개월만에 휴업에 들어갔으며 이듬해 운항이 끊겼다.

군산-칭다오 노선은 투자사를 세원마리타임에서 창명해운으로 갈아타며 운항을 이어오다 2008년 4월 멈췄다. 평택-르자오 노선은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영업을 벌여 왔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2008년 10월 좌초하고 말았다. 이밖에 평택-칭다오 노선은 항로 개설 4개월만에 중단되고 말았다. 취항 이후 베이징 올림픽으로 중국 정부가 항만보안을 강화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까닭이다.

잇따른 항로 중단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개설에 신중을 기해야 운항 중단사태에 따른 신인도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철저한 시장분석은 물론 항로가 당장 어렵더라도 배를 빼지 않을 충분한 자본력을 가진 투자사를 유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사업성만 믿고 정확한 조사 없이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 경우 예상 밖의 성적이 나오면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평택-르자오 노선 개설 급물살

이런 가운데 평택-르자오 노선이 항로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 노선은 선박 문제와 투자 철회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때 항로 개설이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중국측 르자오항무국이 선박 구입을 앞두고 있어 항로 개설에 대한 분위기가 밝은 편이다. 중국에 설립된 운항사 이름도 일조해통반륜유한공사로 정해졌다.

현재 평택-르자오 노선 투자자는 한국측 동방·보이스코리아와 중국측 르자오항무국만 남은 상태다. 처음 한국측 투자사로 참여했던 두우해운 하나로해운(진양해운 자회사)이 운항사 선정문제와 선박용선 무산 등의 이유로 투자를 철수했으며 중국측 산둥홍다(山東宏達)사는 투자사에서 배제됐다. 산둥홍다의 경우 협상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선박구입을 진행하는 등 독단적인 모습을 보이자 르자오항무국측에서 투자사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투자사들은 항로 개설을 위한 행보를 착실히 이어가고 있다. 르자오항무국은 현재 웨이하이항무국과 카훼리선 <뉴아카시>호 매매계약을 추진 중이다. 운항사인 일조해통반륜은 1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총경리와 재무경리를 지명하는 한편 임금이나 항로 개설 일정 등 경영상 제반 사항에 대해서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한국측이 지명권한을 갖고 있는 총경리와 재무경리는 각각 보이스코리아 이영호 사장과 동방측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운임은 여전히 항로 발목

한중 카훼리항로 개설 20주년을 맞아 행사도 다채롭게 진행됐다. 지난 7일 한중해운포럼이 카훼리항로의 포문을 열었던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려 한·중항로 20년 역사를 회고했다. 행사에서 한중 양국 정부는 카훼리선사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트레일러(피견인 화물차)를 통한 화물 직수송에 합의했다.

트레일러가 컨테이너를 실은 뒤 카훼리선을 통해 상대국 항구에 도착하게 되면 트럭으로 연결해 공항이나 최종 도착지까지 운송하는 방식이다. 화물을 옮겨 싣는 환적 과정이 필요 없어 수송시간과 항만처리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다 화물파손 위험도 적다.

이밖에 위동항운은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10일 인천에서 개최했다. 위동항운은 이날 인천 라마다호텔에서 국토부 곽인섭 물류항만실장 정병일 인천시 행정부시장 김성수 사장 등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업계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을 열었다. 위동항운은 16일엔 웨이하이에서도 한 차례 더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약관의 나이에 접어든 한중 카훼리 항로지만 더 큰 발걸음을 떼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도 지적된다. 우선 낮은 운임 문제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항로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카훼리항로 운임은 급전직하로 곤두박질 쳤다.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운임은 300달러 수준을 맴돌고 있다.

과거 600~700달러대에 비해 반토막 났다. 선사들은 연료유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운임은 뒷걸음질치고 있어 물동량이 늘어도 그에 따른 경영개선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여객 활성화를 위해 중국인 무비자 입국과 차량 동반여행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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