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8 11:14

C&그룹 타산지석 보다 투명한 해운경영 기대한다

2010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국가위상을 높이고 FTA 체결 등을 통해 교역량이 크게 늘 전망이어서 나라 안팎으로 비전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C&그룹이 대검 중수부의 타깃이 돼 창업주가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해 해운업계가 곤혹스럽다. 창업주가 20대 후반에 해운회사를 설립해 해운업을 기반으로 한때 41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그룹으로 성장시켰던 점들을 감안할 때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착잡한 심정일게다.

칠산해운에서 쎄븐마운틴해운으로 개칭하면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려 해운선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던 시절이 지금도 생생하다.

마도로스출신으로 해운업 사업에 뛰어들 때처럼 초심과 같은 마음으로 해운산업분야의 전문 그룹사로서 남아있기를 많은 해운인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문어발식 그룹 사세 확장으로 이같은 어려움을 자초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전문해운경영인으로서 해운업종에 올인했을 때 국내 해운업계 발전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고 보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C&그룹의 성장과정은 현 해운회사 최고경영자들에게 큰 교훈이 될 수 있다.

2008년 하반기 이후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로 해운경기가 갑작스레 곤두박질치면서 재정상태가 열악한 해운선사들은 치명타를 받았다. 특히 수년간 초호황기를 누리다 극심한 불황을 겪게 된 선사들이기에 내실이 충실치 않은 업체들은 자연스레 파산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사실 C&그룹과 같은 해운업종을 모기업으로 하는 그룹사들이 몇몇 있었지만 타업종으로의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아쉽게도 이들 그룹들은 현존치 않고 있다.

이와는 달리 해운업을 주종으로 하고 대부분 해운물류와 관련된 계열사를 둔 그룹들은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굴지의 해운물류그룹으로 성장하며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C&그룹이 내실을 다져왔다면 예상보다 빨리 경기가 호전되면서 재생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벌크선 사업을 위주로 하다 나중에 유수 컨테이너선사도 인수한 동그룹으로선 최근의 해운경기가 보다 일찍 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 문어발식 경영이 아닌 전문 해운물류그룹으로서 전력투구했으면 지금쯤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해운사(海運史)를 돌이켜 보면 최고경영자의 집념이나 경영철학이 한 회사의 명운을 결정짓는 사례가 꽤 있다. 투명하고 내실에 철두철미한 해운기업들은 외형적으로 급격히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소위 알짜배기 회사로 발전해 왔다.

이와 함께 중소선사들이라고 해도 서비스 항로의 전문화를 추구하며 합리적인 선박 배선과 경영 효율화로 수십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우리 해운업계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해운기업들도 적지않다.

정부와 외항해운업계는 「한국해운 비전 2020」을 통해 오는 2020년에 한국상선대 1억톤, 해운수입 100조원 달성을 통해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러한 비전이 가시화되기 위해선 우리 해운기업들이 튼실한 재무구조와 경영의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확보가 우선 돼야 한다. C&그룹 명운의 결과가 타산지석이 돼 우리 외항해운업계가 보다 건전한 성장과정을 거쳐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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