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8 10:17

기자수첩/화물연대는 왜 거리로 나서나

 

화물연대가 또 다시 파업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3월29일 긴급 비상총회를 개최해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포함한 경고파업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4월28일 하루동안 경고파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이유로 파업을 잠정 유보한 상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우리가 요구하는 법안이 처리되는 과정, 정부와의 교섭 등을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면서, 상황에 따라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물연대가 중점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표준운임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및 산재보험 전면적용, 차량과 차량번호판에 대한 재산권 보호, 통행료 인하 등이 핵심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2012년부터 이와 관련된 입법을 발의해왔지만 법안들이 법안심사소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상임위에 계류 또는 폐기된 상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정부는 지입제와 표준운임제 도입 등 화물운송제도 개혁에 대한 화물연대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핵심적인 법개정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부가 운송업자들과 화주들의 로비에 휘둘려 법 개정을 외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듣기위해 의왕컨테이너기지 찾아 화물차 운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일주일에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고작해야 1~2일에 불과하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통행료가 인하되는 야간에 운전대를 잡는다”며 “하루 평균 12시간에 육박하는 시간동안 장거리 운행을 하다보니 매순간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일부 화물차 운전자는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원룸을 얻어 근무가 없는 사람들이 함께 생활했다. 생활이 불규칙하고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다보니 대다수의 화물차 운전자는 질병 하나씩은 달고 산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화물차 운전을 10년째 하다보니 잠자는 시간도 불규칙하고 식사도 거르는 경우가 많다보니 당뇨가 생긴 것 같다”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지만 지금도 가능하다면 직장인으로 생활하면서 저녁에 동료들과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고 털어놨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화물차 운전자의 한달 수입료는 1000만원 내외. 하지만 이 금액은 한달에 서울에서 부산을 30여 차례 오가야 손에 쥘 수 있다. 대다수 화물차 운전자는 1000만원에 밑도는 금액을 버는 게 현실이다. 일부 특수한 화물차 운전자가 고수익을 올리지만, 통행료와 기름값, 차량 할부금, 차량 유지비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수중에 떨어지는 금액은 400~600만원 수준이다. 게다가 식비, 잡비 등을 지출하면 또 수익이 준다.

그나마 이정도 수익을 내는 사람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노동자운동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화물차 운전자의 연간 실질순수입은 1999만원으로 지난 2006년 2372만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갑’과 ‘을’이 존재한다. 굳이 따지자면 화물차 운전자는 ‘을’의 입장이다. 화물업체의 일방적인 계약서 작성에 동의해야 하고, 불시에 번호판을 탈취하더라도 손쓸 방법이 없다. 이들이 매년 왜 거리로 나가 생존권을 요구하고 파업을 펴는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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