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5 13:39

기자수첩/ 유통의 역습, 바보야 문제는 물류야


근 몇 년간 물류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유통업체들이 자체물류를 강화해 나가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물류현장에 ‘키바’로 불리는 로봇을 투입시켜 생산성을 높혔고, 지난해 12월에는 자전거를 이용한 배달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신선물류를 중심으로 당일배송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역시 지난 2013년 1월 물류네트워크 개선을 위해 1000억 위안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해 10월과 12월에는 ‘China Smart Logistics’의 지분을 48% 인수했다. 지난해 6월에는 물류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Cainiao Network’를 설립하고, 콜드체인 배송을 베이징과 광저우로 확대했으며, 그해 12월에는 중국의 국영 물류대기업 중국원양운수집단과 제휴를 맺었다. 

유통과 물류의 융합화 현상은 국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와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이마트몰 ‘보정센터’를 선보였다. 보정센터는 ‘ECMS(Emartmall Center Management System)’라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해 고객주문과 배송, 상품피킹, 재고관리, 협력사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한다. 신세계는 물류 시스템 혁신을 통해 ‘배송시간 단축’과 ‘인건비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롯데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35%를 인수하며 택배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통과 물류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지만, 대다수 물류기업은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쿠팡이 선보인 ‘로켓배송’은 ‘쿠팡맨’이라는 자체배송 인력을 통해 직접 배송에 나서는 구조다. 이 서비스는 기존 택배사들과 달리, 서비스 고도화에 초점을 둬, 쿠팡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더구나 자체물량을 취급하다보니 ‘증차’ 문제도 자유롭다. 궁극적으로는 자체 물류인프라를 구축해 물류사업에 진출할 여지도 크다. 자칫하다가는 물류기업들이 밥그릇을 뺏길 판이다. 

특히 아마존의 다양한 시도는 물류기업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물류기업이 나서지 못한, 또는 나서지 않았던 일들을 아마존이 하나둘 실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드론’을 통해 무인항공기에 대한 트렌드를 이끌어 냈으며, ‘키바’를 통해 물류와 로봇의 접목을 실현했다. 

물류를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하는 순간, 물류기업이 설자리는 점차 사라진다. 유통기업이 물류로 발을 넓히는 양상을 보고 있노라면, 이러한 기류는 이미 조금씩 확산돼 가는 단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전문물류기업의 역할은 차별화돼야 하고, 서비스도 고도화돼야 한다. 

물류기업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물류시장의 판세는 누가 쥘 것인가’ 10년 뒤 오늘, 이 질문에 대한 결과가 ‘물류기업’ 이었길 기대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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