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2 18:20

기자수첩/ 해가 바뀌어도 서부 항만 적체는 지속

지난해 미주 수출항로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것은 단연 ‘서부항만적체’였다. 미국 경기 침체로 인한 북미항로 수출물량 저조로 선사들이 신경이 곤두서있을 때 ‘서부항만적체’는 복병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5월 LA, 시애틀, 터코마, 롱비치, 오클랜드, 포틀랜드항 등 미국 서부 6개 항만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과 태평양해사협회(PMA)간 진행된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적체는 표면화됐다. 이후 서부항만 노동자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노사협약을 갱신하기 위해 실력행사를 지속하고 협상이 지연되면서 항만내 터미널 혼잡은 심화됐다. 협상지연이 장기화되자 10월 이후부터 노동자들은 태업에 돌입했으며 항만 혼잡은 더욱 악화됐다.

장기전으로 이어진 서부항만 적체는 하루 20억달러 이상의 손실(추정)을 발생시키며 2002년 미 서부항만적체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화주 포워더 선사 할 것 없이 화물 적기운송에 발목이 잡혔다. 화주들은 노사협상 결렬 초반부터 미리 수출물동량을 밀어내거나 인근 미 동안이나 밴쿠버항으로 화물을 돌렸다. 포워더들은 서부항만 적체에 일부 트럭기사의 파업으로 미국까지 오는 해운운임보다 항구에서 LA 시내 지역으로 배송되는 트럭운송비가 더 비싼 현상도 나타나 추가 운송비를 떠안고 화주들의 화물을 운송해야했다. 미국 서부항만에 도착한 컨테이너 화물이 부두에서 적기에 반출되지 못하고 몇 주일씩 쌓이자 선사들은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기항지를 건너 띄기도 했다.

작년 10월 말부터는 본선이 선석을 확보하지 못해 최대 1주일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두드러졌다. 미국 서부의 대표적 항만인 LA항과 롱비치를 기항하는 선사의 경우 지난 7월에는 운항 정시성이 90%대에 달했으나 10월과 11월에는 41%로 크게 떨어졌다.

미 서부항만 적체에 반사이익을 본 곳도 있다. 미 동안 취항선사들과 항만들이다. 동안항로는 서부항만 적체이후 적기 수송을 원하는 화주들의 물량이 대거 쏠리면서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 100%를 채워나갔다. 1월 시기상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서안은 서부항만적체가 지속되면서 운임이 저조한 반면, 동안은 전월대비 이례적인 운임인상을 보였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월16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은 미 동안 노선이 40피트컨테이너(FEU)당 4747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주대비 약 250달러 인상됐다. 이 운임수준은 2014년 9월 4524달러를 넘어선 이후 최고치로 서부항만적체가 동안항로 운임인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체 이전에는 화주들이 미 서안항만에서 내륙거점복합운송(IPI)과 미니랜드브리지(MLB)를 통해 미 동안지역으로 화물을 수송하는 방법을 선호했다. 운송료는 미 동안 해상운송(All water)을 통한 방법보다 비쌌지만 그만큼 운송기간이 단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부항만 적체로 미 동안 직항로 운송이 각광을 받으면서 운임은 비수기에도 상승세를 띨 만큼 치솟았다. 중국 춘절 연휴를 앞두고 물동량 밀어내기가 예상되면서 미 동안 운임강세는 2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은 아시아-북미항로 컨테이너 수출화물에 대해 2월9일부로 40피트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을 권장했다. 현재 소석률이 100%에 이르는 미 동안항로의 경우 운임인상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서안의 경우 춘절 연휴 물동량 밀어내기를 감안해도 적체가 발목을 잡고 있는 한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

서부항만 적체 장기화에 보다 못한 미 연방조정국(FMC)이 최근 중재에 들어갔지만 양측의 대립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며칠 내로 노사간 협의가 이뤄져도 적체의 여파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입 화주와 물류기업들의 가슴앓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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