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3 09:03

‘해운금융 30%나 위축됐는데’…선사들 환경규제·高금리에 부담 가중

컨선시장 내년 하반기 이후 회복 전망 vs 벌크·유조선 활황 지속
해양진흥공사 “항만물류인프라 자산투자 50%까지 늘릴 것”


글로벌 해운 금융 규모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날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와 높은 금리 등이 선사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거란 전망이 나왔다. 더불어 컨테이너선시장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 회복하는 한편, 벌크선과 탱크선은 당분간 강세 시황을 지속할 거란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한국해양진흥공사 마리타임콘퍼런스·마린머니’ 행사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선박금융과 항만물류금융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공유하고, 시황별 세션을 통해 해운시장의 기상도를 살펴봤다.

 
▲해양진흥공사 김양수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해운금융 70% 이상이 포세이돈원칙 영향받아”

콘퍼런스에선 국제 금융기관들이 주도해 마련한 포세이돈 원칙(Poseidon Principles)이 해운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거란 지적이 나왔다. 

포세이돈 원칙은 해운 분야 탈탄소 운동을 독려하고자 국제 은행이 결성한 조직으로, 현재 30곳의 주요 선박금융기관이 가입해 있다.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시행한 선사들의 탄소 저감 실적을 지표화해 대출 결정에 반영하고, 매년 관련 내용을 공시한다. 

금융 세션 발표자로 나선 스탠다드차터드의 아비셱 판데이 해운부문 총괄은 “포세이돈 운용위원회는 최근 4곳의 회원을 추가로 가입시키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향후 전 세계 해운금융 70% 이상이 포세이돈 원칙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원자재 수요 감소, 선박금융 익스포져 감소 등도 금융기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선사들은 산업고도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높은 금리에 발맞춰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해운 금융 규모가 작아진 데다 판도가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간 점도 주목을 끄는 부분이다. 

스탠다드차터드에 따르면 상위 20개 은행의 해운 금융 규모는 2008년 3500억달러(약 455조원)에서 2022년 2400억달러(약 312조원)로 31% 줄었다. 과거 유럽에서  발생했던 해운 금융은 최근 중국 일본 등 아시아로 옮겨갔다. 

그는 “벌크선에 집중했던 중국의 해운 금융은 최근 컨테이너선 유조선 가스선 등 여러 선종으로 분산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ESG(환경·사회·투명경영) 등과 관련한 자금 조달과 정보 공개 지원을 활발히 진행하겠다는 한국거래소(KRX)의 전략도 소개됐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비준한 새로운 ETS 규정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EU 역내를 운항하는 5000GT(총톤수) 이상의 선박 운영자는 2024년부터 배출량의 40%, 2025년에는 70%, 2026년부터는 100%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지난해 KRX의 장내 탄소배출권 거래량은 10만5000t을 기록, 2020년 8만4000t 대비 25% 증가했다. 2017년 6만t에서 75% 폭증한 수치다. 

KRX 손병두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향후 해운업의 ESG와 관련한 자금 조달과 정보공개 지원,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에 대비한 장내 배출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이라고 말했다.

해운 금융 규모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장기 불황과 고금리를 마주한 국내 해운업계를 향한 조언도 쏟아져 나왔다. 

종합 토론에서 수출입은행 정순영 부행장은 “자기자본 10%를 부담하고 후순위대출을 하는 선박금융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구조”라며 “기업 입장에선 적은 돈으로 선박을 조달하지만, 결국 이러한 룰이 한국 선사의 체력을 강화하는 데 방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에 시황이 나빠질 것에 대비해 (선사들이) 자기자본 확충을 많이 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KSF선박금융 석흔욱 대표는 국내 해운업계를 향한 민간금융의 활성화를 놓고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석 대표는 “해운협회에 가입된 우리나라 선사는 165곳으로, 20%의 회사가 80%의 매출액을 가지고 금융 수요를 창출한다. 나머지 선사들의 금융 수요는 민간금융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탈탄소와 디지털선박으로 전환하면서 민간금융을 어떻게 다시 금융시장에 되돌아오게 할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글로벌 항만물류금융 시장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한국초저온 김덕원 대표는 “자동화된 유통형 물류센터가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규모 금융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민관이 항만물류에 공동 투자하는 형태가 확대되는 추세이며 ESG와 친환경은 항만물류금융에도 주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시장, 중동전쟁·기후변화등 불확실성 상존

선종별 시황 전망에서 발표자들은 벌크선과 탱크선은 화물 중량과 수송거리를 나타내는 톤마일 증가에 내후년까지 강세가 지속되는 반면, 컨테이너선은 공급량 폭증에 내년 하반기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 전쟁 확산과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기후변화에 따른 낮은 수위는 불확실 요인으로 상존할 것이란 공통된 관측을 내놨다.

 
▲영국 베셀즈밸류 박홍범 한국지사장


영국 베셀즈밸류 박홍범 한국지사장은 선대 증가세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벌크선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의 수출 제한으로 중국이 아프리카 기니에서 보크사이트를 수입하면서 톤마일이 크게 늘어나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탱크선은  對(대) 러시아 제재로 원유를 더 먼 곳에서 실어 나르게 되면서 내년 4분기나 2025년 1분기에 운임이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점쳤다.

컨테이너선은 수주잔량이 전체 선대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많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시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물동량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2.2%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지사장은 “물류 혼잡이 완화되면서 운임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운임은 2024년 하반기가 되면 바닥을 칠 것이고 그 이후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클락슨의 루이자 폴리스 건화물선 리서치 총괄은 ‘건화물선 시황 분석과 전망’에서 케이프사이즈는 중국의 기니산 보크사이트 수입에 따른 톤마일 증가로 호조를 띨 것으로 점쳤다. 

중국이 전기차와 항공, 배터리 등의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필수 광물인 보크사이트 확보가 활발해질 거란 지적이다. 또 옥수수시장 호황에 따른 곡물 수출 증가와 미국 미시시피강 수위 저하에 따른 톤마일 증가 등도 호조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운임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선대 확장을 제한해 시황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불어 중국의 철광석 수요 성장 지속 여부와 최근 신조 발주 위축 요인 등은 잠재적 변수로 들었다.

유조선 시황 부문 연사로 나선 미국 해운브로커 맥퀼링의 올리비아 게 아시아 총괄은 “OPEC+의 감산 조치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지정학적 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그로 인해 당분간 운임 변동성은 확대되겠으나 저조한 신조선 인도량 및 교역구조 재편에 힘입어 2025년까지 탱크선 시황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과 기후 변화에 따른 운하의 낮은 수위,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시황 연사로 초청된 프랑스 알파라이너의 얀 타이드만 리서치 총괄은 “글로벌 선사들이 팬데믹 기간 창출된 막대한 수익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항만물류시설 등에재투자에 나서면서 유래없는 선대 확장으로 이어졌다”며, “2024년 컨테이너선 시장은신조 인도에 따른 공급 조절, 얼라이언스 개편 그리고 친환경 연료 전환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수요 감소와 운임 하락에 선사들이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과 계선 등을 진행하고 있고 내년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진흥공사 이상석 차장


해양진흥공사, 법개정으로 우리기업 해외진출 적극 지원

“현재 5%도 안 되는 해양진흥공사의 항만물류인프라 자산 투자를 향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우리 선사와 화주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해양진흥공사의 청사진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외 항만 개발 사업과 해외 항만 물류사업, 선박 연료 공급업 등의 항만 운송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채무 보증 관련 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한국해양진흥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공사법 개정으로 국내 기업이 주요 해운 거점 지역에서 항만터미널을 마련하는 데 해양진흥공사가 투자와 보증을 할 수 있게 돼 국적선사와 화주기업의 물류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진흥공사 이상석 차장은 주제 발표에서 공사법 개정으로 해외 항만과 물류센터 등을 대상으로 한 보증과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더불어 내년엔 장비 금융 프로그램을 만들고 항만공사와 협력해 국내 항만에서 친환경 연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차장은 “기존 고객이 선사 165곳에서 법 개정으로 물류와 건설이 들어오면서 1392곳으로 늘어나게 됐다”며 “개발금융을 확대하고 해외에 우리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공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 유병용 상무


국제적인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연료의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LNG뿐 아니라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와 같은 탄소중립 연료의 상용화가 가속화할 것이고, 선박 기술의 중요성이 더 높아질 거란 분석이다. 

HD한국조선해양 유병용 상무는 “한국조선해양이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대형 컨테이너를 건조 중이고, 암모니아 추진선박을 수주한 바와 같이 국내 조선소들은 기술 선도를 하고 있다”며, “친환경 시대의 높은 연료비는 고효율 선박기술을 상용화하고, 다양한 신기술을 쉽게 운전하기 위한 자동화, AI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친환경선박과 관련한 기술 개발 요구치는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조선소의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터모달십브로커 차라 조어자우시 애널리스트는 “현재 한중일 조선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력난에 수주잔량이 너무 많다. 특히 중소조선소는 기술적인 규제와 트렌드를 따라잡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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