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는 화물을 유치하려는 선사들의 경쟁이 심화한 데다 공급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운임이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을 앞두고 화물을 미리 내보내려는 수요가 예년만큼 나타나지 않아 집화 경쟁이 더욱 치열했다는 게 선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더불어 1만5000TEU급 이상의 신조선이 연말까지 해운시장에 줄줄이 인도될 예정이라 시황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선사들은 10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진행한다. 다만, 결항 규모가 예년에 비해 적어 시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스위스 MSC는 북유럽 4편, 지중해 2편 등 총 6편의 결항을 실시한다. 북유럽은 9월 넷째 주부터 2주간, 지중해는 9월 넷째 주부터 3주간 각각 쉬어간다. 전년 9편에 비하면 결항 규모가 줄어들었다. 더불어 10월 우리나라 HMM,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의 협력 체제인 프리미어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는 6항차, 프랑스 CMA CGM, 대만 에버그린,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등으로 구성된 오션얼라이언스는 1항차로,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결항을 이어간다.
선사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적은 임시결항이 발표됐다”며 “시황이 계속 좋지 않을 경우 결항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임은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9월19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52달러로, 전주 1154달러 대비 8.8% 하락하며 8주 연속 떨어졌다. 9월 평균 운임은 1174달러를 기록, 전달 평균인 1796달러와 비교해 34.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지중해행 TEU당 운임은 전주 1738달러 대비 5.8% 내린 1638달러로, 15주 연속 하락했다. 9월 3주 평균 운임은 1782달러로, 8월 평균 2260달러보다 21.2% 하락했다.
한국발 운임(KCCI)은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9월22일 기준 부산발 북유럽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126달러를 기록, 전주 2364달러 대비 10.1% 내렸다. 9월 4주 평균 운임은 2458달러로, 8월 평균 3177달러보다 2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지중해행 운임은 FEU당 2427달러로 집계됐다. 9월 4주 평균 운임은 2720달러로, 전달 평균 3204달러보다 15.1% 하락했다.
물동량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2025년 6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 증가한 162만5000TEU를 기록, 기록, 전년도 최고 실적인 160만5000TEU를 넘어섰다.
지역별로 보면,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북아시아 지역은 6월 한 달간 전년 대비 3% 증가한 14만6000TEU의 컨테이너를 유럽으로 수출했다. 동남아시아발도 10% 증가한 21만7000TEU로 집계되며 물동량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중국은 1% 줄어든 126만2000TEU에 그치며 대조를 보였다.
상반기(1~6월) 물동량은 957만1000TEU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9% 늘어나며 전년도 최고 실적인 879만3000TEU를 뛰어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대만 선사 완하이라인은 아시아와 지중해를 운항하는 FM1(Far East to East Mediterranean1) 서비스를 9월 중순 새롭게 개설한다고 밝혔다. 기항지는 상하이-닝보-난사-서커우-포트클랑-제다-아카바-소크나-알렉산드리아-이즈미트-이스탄불-소크나-제다-포트클랑-서커우-상하이 순이며, 4300~5000TEU급 컨테이너선이 투입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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