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규모의 포워더가 보수적으로 움직이면 침몰하고 말 거예요.”
LS종합물류 김하나 차장은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중소 규모의 포워더가 살아남으려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비 외적인 서비스 영역에서 경쟁력을 만들어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 엘에스종합물류가 화주의 물류 운영을 돕고,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자동화를 도입한 데에도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됐다.
그가 몸담고 있는 엘에스종합물류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해상·항공 포워딩을 기반으로 3자물류와 프로젝트화물 등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로운 시도를 중시하는 성진 대표를 필두로 20명의 직원이 업무 혁신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관련 교육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성 대표의 제안과 직원들의 호응이 있었다.
“견적이나 스케줄을 검토하고 실적을 분석할 때 AI를 활용하면 효율적이에요. 역량을 키워나가는 건 개인의 몫이지만 회사 차원에서 AI 활용법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봤어요. 저희처럼 물류업계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마케팅 업무도 병행하는 그는 ‘손 닿는 데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눈에 띄고 문의하기 쉬운 곳을 선택하게 된다고 생각해 홈페이지에 라이브챗 기능을 더하고 카카오채널 문의 창구도 마련했다. 특히 해외 파트너가 누리집에서 간단한 운임 조회를 할 수 있도록 해 접점을 넓혔다.
김 차장은 약 10년 전 육아와 동시에 오래 근무한 직장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지금 회사에 자리 잡기까지 마음고생도 적잖았다. 그는 이곳이 “일한 만큼 냉철하게 평가받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곳은 결재 단계도 많고 업무 자율도가 떨어지는 대신 실수해도 큰 문제가 없잖아요. 반대로 저희는 담당 직원에게 어느 정도 권한이 주어져요. 그만큼 본인의 책임이 눈에 띄지만 애정을 가지고 몰두하면 보상이 따릅니다. 도전을 지지해주는 회사와 제 성향이 잘 맞았죠.”
그의 좌우명은 “남이 하는 일이면 나도 할 수 있다”다. 김 차장은 좌우명을 설명하면서 “내가 하면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화주 선박을 인천 경인항에 접안시켜 300여대의 리퍼컨테이너(SOC)를 환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일반적인 포워더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라 처음에는 막막했죠. 알아보니 부산에서는 이런 일을 진행한 사례가 많더군요. 남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까 싶었어요. 선박 통신장비 문제로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선박 간 통신이 원활하지 않아 새벽에 긴급 연락을 받기도 했고, 선박이 도선사 접선 지점에 제때 도착하지 않는 일도 있었죠. 1년이 넘는 동안 매 순간 대응력이 중요했어요. 해내고 보니 기회가 주어지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7년 동안 물류 현장을 지켜온 김하나 차장은 “두렵고 막막한 순간도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되뇌었다”며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스스로를 믿고 부딪혀보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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