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9-23 09:13
부장님 어디부터 손댈까요?
이번호부터 S물류센터라는 가상공간을 설정하여 물류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엮어보고자 한다.
배경은 90년, 서울에 위치한 S물류센터.
정몽준 물류센터장과 하일성 대리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
다.
실질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 물류인들의 많은 조언을 바라며 재미있게 읽으
면서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서울에 위치한 S물류센터.
오전 8시, 정몽준 물류센터장의 마음은 바쁘기만 했다.
어느정도 설비를 갖춰놓고 물류센터라고 이름을 붙여놓긴 했지만 말이 물류
센터지 창고에서 조금 개선된 정도에 불과해 신경써야 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정몽준 물류센터장을 제외하고 그나마 물류센터 일을 제대로 알고 있는 하
일성 대리가 비번인 날이라 그 정도는 더 심했다.
저마다 대리점에 들어갈 물건들을 트럭까지 실어나르느라 그리 좁은 것도
아닌 출구가 번잡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배송해야 하는 물건들을 아귀가 딱 들어맞게 맞춘 경우는 다행이었
다.
재고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센터 내에 없는 물품이 주문되는 경우,
그 피 마르는 느낌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모를 것이다.
“센터장님, 전화 좀 받아보세요.”
사무실에서 여직원 하나가 삐죽 얼굴을 내밀며 소리친다.
“거기 S물류센터죠, 여기 대전 도마동에 위치한 ○○대리점인데요, 가져다
달라는 물건은 오지 않고 엉뚱한 물건만 자꾸 오니 이거 어디 장사 해먹겠
습니까?
이러는 것도 어디 한두번이어야죠.
저도 이런 전화 거는거 반갑지 않은 사람입니다.
거, 일 좀 잘해 봅시다.”
정몽준 물류센터장은 연신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만 조아렸
다.
한편으로는 이런 전화 한통화 대강 처리 하지 못하고 눈치 없이 바꿔주는
여직원을 원망하면서 말이다.
다음날 아침, 한차례의 배송전쟁이 끝난 후에 정몽준 센터장은 하일성 대리
와 뭔가 해결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주앉았다.
그러면서도 서로간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사실이었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정몽준 센터장에 반해 하일성 대리는 이론에 밝은 소
위 엘리트 사원이었다.
외국에서 공부까지 해서 잘 나갈려고 마음만 먹으면 갈때가지 갈 수 있는
그가 왜 이런 물류센터로 지원을 했는지 다들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정몽준 센터장도 내심 속으로는 그를 이론에만 밝은 샌님으로 치부하고 있
는 터였다.
“하대리가 우리 물류센터로 들어온지 얼마나 됐죠?”
특별히 물어본다기보다 말문을 터 본다는 생각으로 정몽준 센터장이 건넨
한마디였다.
“정확하게 3개월하고도 17일째입니다.”
“그렇다면 이젠 어느정도 업무파악은 되었겠군요.
하대리가 보기에 어떻습니까?”
“센터장님도 어느정도는 아시겠지만 여러가지로 문제점이 많습니다.
물류센터라는 이름을 달고 시작한지 1년정도 되었으면 어느정도 안정화 되
어야지 정상인데 저희는 아직까지 주먹구구식인 것이 사실이고…”
열심히 의견을 피력하던 하대리는 울그락불그락 하는 정몽준 센터장의 얼굴
을 보며 말끝을 흐렸다.
솔직히 군대로 말하자면 영장 받고 들어와서 그대로 말뚝을 박았다고 말할
수 있는 정몽준 센터장이었다.
차근차근 밑에서부터 밟아올라온 그가 평생을 바쳐 일궈논 물류센터를 주먹
구구식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에 마음이 편할리가 없는 그였다.
“어디 계속 한번 말해 보세요.
어차피 믿고 일해야할 사람은 하대리 뿐이니까.”
그랬다.
물에 빠진 놈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했던가.
예전에 그냥 S창고라는 이름 하에서는 약간씩 배송시간이 어긋나더라도 혹
은 주문치와 조금 틀리더라도 다들 그려러니 하던 터였다.
그런데 어찌던 일인지 이제는 그게 씨도 먹히지 않는다는게 문제였다.
남들은 물류센터라니까 최신식 설비에 모든 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고 생
각을 하고 높은 기대치를 부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러나 외부로 홍보가 된 것에 반해 그다지 나은 것이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몽준 센터장의 마음은 말 그대로 가시방석이었다.
요근래 S물류센터를 방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구동성으로 말들을 하곤
했다.
내부가 깨끗하네요.
예전의 창고보다는 많이 좋아졌군요.
효율이 많이 향상되었겠습니다.
기타 등등.
그러나 예전의 일처리에 익숙해진 작업자들이 새로운 방식을 거부한다던지,
말처럼 모든 설비가 하자없이 항상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알고나 있는지...
요즘 같아서는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
쳤다는 그 사람 같이 속 시원히 마음이라도 터놀 사람이 필요한 것이 절실
한 심정이었다.
“우선은 있는 설비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랙 설비가 있으면 무엇하고 지게차가 있으면 무엇합니까?
당장 일하기에 불편하다고 작업자들이 예전처럼 입구 근처에다가 물건을 쌓
아놓았다가 대강 싣고 가버리고 마는데요.
그들에게 당장은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일하기 나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렇지.
정몽준 센터장은 속으로 코방귀를 뀌었다.
독자에게 묻습니다.
S물류센터의 경우 기본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어느 정도 설비도 갖춰있고, 물류센터의 최고관리자인 정몽준 센터장도 물
류에 관한 의욕이 대단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배송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직원들이 물류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기간에 모든 것을 고칠 수는 없겠죠.
가장 시급한 개선책은 무엇이겠습니까.
독자의 조언을 기다리겠습니다.
유민정 기자 앞으로 보내주십시오.
Tel: 02)733-0040(교:423)
Fax: 02)737-3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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