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3 07:26

KSG에세이/ 우리海運 "지금이 좋을 때다"는 언제쯤?

서대남 편집위원

서대남 편집위원

며칠 전 늦은 밤 TV를 끄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베스트 셀러 작가로 작년 이후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물론 남녀노소 불문코 화제만발, ‘인기짱’으로 폭발적인 스포트 라인을 받고있는 세칭 ‘난도쌤(서울대 김난도 교수)’께서 특강을 한다해서 황급히 채널을 고정시켰다.

어느 지상파 방송프로 ‘지식나눔 콘서트’의 <아이라브인(人)> 이란 특강에서 개구일성으로 전하는 조크가 너무나 실감나고 재미있게 들렸다. 얘기의 내용은 스쳐 지나는 길이나 찻간에서 젊은이들, 특히 청춘남녀들이 동행하며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귓속말로 참 “좋을 때다!”하는 사람은 보나 마나 나이 든 노인네가 틀림 없다는 것이다. 백발백중 모범답안?

한마디로 남을 보고 감탄을 하거나 선망하는 일은 반사적 의미로 스스로를 ‘루저’나 ‘패배자’로 자처한다는 뜻? 게다가 덧붙여 특히 “좋을 때”라며 감탄을 할 때 ‘좋’자를 발음하는 길이에 따라 그 사람의 나이가 대충 짐작이 간다고 얘기할 땐 참으로 위대한 발견(?) 같아 그 감동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좋’짜를 발음할 때 그 첫자의 길이에 따라 나이나 늙음의 돗수가 비례하는 함수관계란 말을 듣고, 옳거니 이는 너무나 정확한 관찰력임에 틀림 없거니와 필자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웃음짓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좋을 때”라고 발음하는 경우와 “좋 ~ 오오~을 때” 라고 길게 늘여 발음하는 경우는 우선 감탄대상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김교수의 말을 빌리면 짧은 경우는 긴 경우 보다 비교논법으로 나이가 상대적으로 적고, 길면 길수록 나이가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논리다.

길면 길수록 젊음으로 부터 더욱 멀어져 있다는, 즉 젊음에 대한 선망과 향수가 크다는 얘기일지니 필자는 앞으로 아예 ‘좋을 때’를 하지 않거나 불가피한 경우, 하더라도 짧게 해야겠단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한편 이와 때를 같이 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그럼 우리 해운은 언제가 ‘좋을 때’ 였던가?”가 궁금했고 아울러 지금이 ‘좋을 때’라고 얘기할 날은 언제쯤일까 하는 곳에 생각이 머물렀다.

필자 기억으로도 미우나 고우나 ‘바다 해(海)’ 속에서 이 나이 되도록 반세기 가까이를 살아내며 지금이 ‘좋을 때’란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바다에 배띄워 먹고사는 한 울타리, 한 솥에서 관심깊게 해운을 들여다 보는 입장에 있을 때도 “그때가 좋았다”는 과거형은 들어봤어도 “지금이 좋을 때다”는 단 한번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며칠 전에도 평생 바다 언저리를 얼쩡대며 먹고 살다가 이제는 닻을 내리고 뭍에 오른 격이 된 몇몇 해운계 원로 지인들과 일산소재 동국대 의대병원 근처의 야구농장에서 진흙구이 오리 한마리를 시켜놓고 여유롭게 막걸리에 소주를 곁들인 소막잔을 기울이며 별 영양가 (?)없는 대화를 나누다가 느닷없이 화제가 “요새는 해운이 어떤가?”로 옮겨갔다. 아마도 이런 경우를 두고 ‘배운 도둑질’이나 ‘아는게 그것 뿐’이란 말이 생겨 났음직 하다.

G-5 선진해운 반열에 올라 작금 50년이란 장년기를 맞도록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게 ‘불황’이란 말의 연속이었다. 이 ‘불황’이란 어휘가 해운산업의 대명사나 상징이 될 정도로 굳어진 결정적 원인은 이 뭔지가 늘 궁금하고 알고 싶다.

어려울 때마다 자본집약적이고 국제적인 산업인 해운산업의 특성상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치유책 이라 할 수 있는 자금지원이나 금융처방 외에는 과연 효험있는 대책 제시는 불가능한 게 해운인가? 2008년 한때 11,000포인트를 기록한 피크타임 재현은 차치하고라도 이른바 2,500~3,000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는 BDI(Baltic Dry Index/발틱운임지수)가 최근에는 650을 밑돈다면 해운의 설 자리는 과연 어디일 것인가 너무나 염려스럽다.

한 땐, “그때가 좋았다”는 소리라도 들어 봤는데 이젠 “지금이 좋을 때”는 고사하고 향후 언제가 “좋을 때” 일지 조차 점칠수 없어 아직도 뭍에 오르지 못한 필자로선 안타깝기만 하다. 김난도 교수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했다고 “힘드니까 해운이다”나 “어려운게 해운이다”가 되어서는 안되리란 간절한 바람에서다.

한편 석진욱 작가가 “청춘은 안녕하다”고 했으니 머잖은 그 언젠가 “안정적이니까 해운이다”나 “불황 없으니까 해운이다” 로 바뀌고 지금의 어렵고 힘든 해운을 보며 겨우 좀 낫던 시절이라도 회상하며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나 나아가 “지금이 좋을 때”라고 맘껏 구가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고대하는 마음 참으로 절실하다. <끝>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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