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10-12 14:27
대우그룹 김우중의 신화가 무너져 가고 있다. 이렇게 거함을 무너뜨리게 한
주된 요인은 무분별한 차입경영이다. 국내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외국에서
까지 엄청난 돈을 빌려 그럴싸하게 포장한 채 대그룹의 살림을 꾸려 온 말
로가 어쩌면 일반일들이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부채를 떠안은 기업들은 항상 불안속에서 경영을 해야만 한다. 하지
만 기업이 금융의 덕(?)을 보지 않고 자기자본만으로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실태고 보면 은행 돈을 빌려 건전하게 회사를 경영
하여 자금회전을 시킨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부채비율이 회사의 규모에 비해 너무나 높을 때 문제는 발생되고 결국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까지 비화되는 셈이다.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미에서 정부는 기업들의 부채비율을 일률적으로 어느 한도까지 넘지 못
하게 하는 획일적인 부채비율 축소를 지시하고 있어 해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해양부는 해운산업 특성에 적합한 부채기준을 별도 설정
하여 해운업이 획일적인 부채비율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도
있어 다소 안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해
운전문가들은 더욱 안타까워 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해운산업의 경영상황을 어떻게 이해시키고 우리나라에서 해운업
의 중요성이 어느정도인지를 알리는 방안을 해운인들은 골몰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대로라면 금년말까지 5대그룹 계열선사는 말할 것도 없고 여타
중소선사들도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축소하지 않으면 앞으로 신규투자는
물론 불가피한 운영자금조달조차도 차단된다는 것이 해운전문가들의 지적이
다.
정부의 뜻대로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추기 위해선 외항해운업체들이 보유
하고 있는 선박을 모두 팔아치워도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
장이다.
물론 보유선박을 모두 처분한다고 해서 우리 해운산업이 망하는 것도 아니
고 해운기업이 운영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 용선시장에서 배를 빌려와
선박을 투입해 수출입화물을 싣고 계약화물을 실어나르면 되는 것이다. 그
러나 문제는 용선에 의한 해운기업의 코스트가 상대적으로 높다는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국적외항선사들은 IMF체제하에서 자사선을 매각
한 후 재용선해 운항시키고 있다. 이같은 매각으로 인해 해운기업들은 일시
적으로 부채비율을 줄이고 아울러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재용선시 상대적으로 비싼 용선료를 부담함으로써 장기적으
로 국내 해운기업의 경영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산업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해운업체들의 부채비율을 여타산업과 동
일하게 획일적으로 낮추도록 강요하는 것은 해운기업의 존폐 문제도 있지만
경제원리나 산업 구조를 무시한 탁상행정의 표본으로 비난받을 것이다.
해운업은 고도의 자본집약산업이고 특히 우리 외항해운기업들은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단숨에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 기업은 순탄한 경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당국은 해운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해 우리
나라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현장에서 직접보는 행정을 수행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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