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의 자회사인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나란하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 데 이어 이번엔 유조선과 LNG 운반선을 맞바꾸는 매매 계약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관련 업계와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은 총 28척의 선박을 매매하는 데 합의했다.
SK해운은 재화중량톤수(DWT) 30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11척과 5만t급 석유화학제품선 1척 등 총 12척의 탱크선을 에이치라인해운에 매각하고, 에이치라인해운은 17만4000㎥급 LNG운반선 16척을 SK해운에 넘길 예정이다.
거래 대상은 모두 전용선(CVC), 대선(TC) 등의 장기 운송 계약에 투입되고 있는 선박들이다. 이 가운데 SK해운이 양도하는 VLCC의 장기 계약 기한은 2028~2032년 사이다. 양측은 선박이 수행 중인 장기 계약, 선박금융, 이자율 스와프 등 선박 관련 계약을 일괄적으로 양수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화주와 선박금융 대주단 동의 절차를 거쳐 연내에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선박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중고선 시세에 미뤄 탱크선 12척은 9억달러(약 1조3200억원), LNG선 16척은 약 35억달러(약 5조16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SK해운이 매각하는 중형(MR) 탱크선 <프로오닉스>(Pro Onyx)의 가격은 3900만달러(약 570억원)로 알려졌다. 영국 선박 가치 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서 평가한 4780만달러보다 낮은 금액이다.
SK해운은 이로써 전체 매출액의 35%를 차지하던 원유 수송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주력 사업인 가스선에 전념하게 됐다. 이 선사의 탱크선대는 현재 VLCC 21척, 중형 제품선 1척 등 총 22척이다. 이 중 VLCC 10척을 지난 2월 6억6800만달러(약 9800억원)를 받고 팬오션에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에 나머지 선박들을 계열사에 처분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해운의 사선대는 LNG선 32척, LPG선 14척, 벌크선 1척, 연료 급유선(벙커링선) 6척 등 총 53척으로 변화된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현재 16척 316만㎥로, 세계 10위 수준인 LNG 운반선 수송능력은 32척 595만㎥로 확대돼 4위까지 급상승할 걸로 기대된다.
에이치라인해운에서 매입하는 LNG선이 모두 우리나라 포스코를 비롯해 카타르에너지, 미국 엑손모빌, 네덜란드계 스위스 기업 비톨,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등 국내외 글로벌 기업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향후 사업 안정화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
해사물류통계 ‘에이치라인해운 소유 LNG선 명단 및 장기 계약 현황’ 참고)
SK해운은 지난 2024년부터 벌크선 10척 중 9척을 우리나라 팬오션 우양상선을 비롯해 국내외 선사에 처분하고 벙커링선 1척을 동원산업에 양도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에이치라인해운은 기존 주력 사업인 벌크선과 자동차 운반선에 더해 탱크선 사업에 새롭게 진출한다. 거래 이후 이 선사의 선대는 벌크선 38척, 자동차선 7척, 탱크선 12척, LNG선 1척 등 총 58척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이번에 인수하는 유조선들이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와 인도 릴라이언스, 스위스 머큐리아 등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서 탱크선 사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걸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의 신용등급을 기존대로 유지했다. (
해사물류통계 ‘SK해운 소유 탱크선 명단’ 참고)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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