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17 09:37

印尼 수출업체용 유가 대폭 인상..한국업체 비상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인도네시아가 수출상품 생산업체와 선박 및 어업 회사에 공급되는 유류의 가격을 대폭 인상할 계획이어서 대부분 수출업체인 한국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현지 언론들은 15일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에너지광업장관의 말을 인용, 정부는 수출업체 등이 사용하는 유류의 가격을 국제 수준에 맞추기 위해 이르면 오는 4월부터 현재보다 3배까지 인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푸르노모 장관은 14일 국회에 출석해 "지난 8일 각료회의에서 유가 인상 계획이 결정됐다"면서 "그러나 사회, 경제, 정치 분야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인상 시기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각료회의에서 결정된 소비 주체별 유가 인상폭은 일반 소비자의 경우 20%이고 수출업체와 대기업, 선박 및 어업 회사는 국제시장 가격 수준이라고 푸르노모장관이 설명했다.
유가 인상 계획은 미국과 싱가포르의 경우 산업용 디젤유의 ℓ당 소비자 가격이 각각 4천루피아(500원)와 2천루피아인데 반해 인도네시아는 정부 보조금 지급으로 600루피아에 불과, 정부 재정적자가 갈수록 심화된데 따른 것이다.
국영석유회사 퍼르타미나는 지난 달 대기업에 공급되는 유류의 가격만 국제수준으로 인상해도 매년 9조루피아의 유류보조금을 절감할 수 있다며 유가 인상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98년 유가를 대폭 인상, 소비자 물가가 폭등한데 불만을 느낀 시민들이 학생들의 시위에 대거 가세하면서 5월 폭동을 유발해 수하르토정권이 몰락한바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약 800개 한국 업체들은 최근 임금인상과 치안불안에 따른 수출 주문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가 크게 인상될 경우 치명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봉제업체를 운영하는 임연식(51)씨는 "봉제와 신발 업체의 경우 유가가 전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안팎에 불과해 인상 부담을 그런대로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철강과 피혁, 제지 업종은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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