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에선 물동량 강세에도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약세를 띠는 시황이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환적화물 제외)은 38만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6만TEU에 견줘 5%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3% 늘어난 14만TEU, 수입화물은 6% 늘어난 24만TEU로 각각 집계됐다. 관세청 자료는 남중국 항만을 포함하고 있어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서 발표하는 데이터와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흐름은 비슷하다.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제품은 성장세를 띠었다. 4월 한 달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47.4만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 45만t에서 5% 성장했다. 다만 석유화학제품 중 합성수지(레진) 수출은 지난해 4월 35.8만t에서 올해 4월 34.1만t으로 5% 감소했다.
이로써 한중항로 물동량은 7개월 연속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정협이 1월부터 3월까지 집계한 한중항로 물동량은 3% 늘어난 83만3000TEU였다. 수출화물은 3% 늘어난 28만4000TEU, 수입화물은 3% 늘어난 50만5000TEU를 각각 기록했다. 황정협 측은 한중항로 수송 실적이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3월까지 6개월 연속 성장했다고 밝혔다.
운임은 보합세를 띠었다. 수출에선 소폭 하락한 반면 수입항로 운임은 소폭 상승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5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146달러를 기록, 전달의 144달러에서 상승했다. 수입 운임은 1월 이후 130달러대로 떨어졌다가 4월에 140달러를 회복했다. 5월 평균 운임은 지난해 같은 달 162달러에 비해선 10% 하락했다. 수입항로 주간 운임은 5월 둘째주(9일) 148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16일 144달러로 하락했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5월 3주 평균 부산발 중국행 수출항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7달러로, 전달 대비 1달러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44달러에 비해선 상승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24달러 수준이다. 주간운임은 4월 말부터 5월 셋째주(19일)까지 47달러를 유지했다. KCCI엔 상반기 동안 적용되는 저유황할증료(LSS) 90달러가 포함돼 있어 기본운임은 사실상 마이너스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터미널할증료(THC)를 할인하는 선사들도 늘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 회원사는 지난해 6월부터 THC를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한 뒤 기본운임에서 분리해서 받아 왔다. 하지만 장기수송 계약 갱신 시즌을 맞아 대형 화주를 중심으로 THC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면서 선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물동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지만 워낙 공급 과잉이 심각한 상황이라 운임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단동국제항운은 4월 말 인천-단둥 항로에 카페리선을 재취항했다. 지난 2022년 6월 중국 현지 부두 공사를 이유로 휴항한 지 3년 만이다. 2만4000t(총톤)급 <동방명주8>호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인천항에서 중국 단둥을 향해 출발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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