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설과 중국 춘절 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급감했던 2월 초와 달리 명절이 끝나자 선복 부족이 표면화하면서 해상 운임이 다시 반등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올라오면서 선사들은 기본운임인상(GRI)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2월28일(현지시간) 이란과 미국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중동항로는 얼어붙었다.
2월13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980달러로 나타났다. 1월 내내 부진하던 운임은 2월엔 더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2월 첫 주 917달러를 기록, 1월 같은 주(1981달러)에 비해 54% 급락했다. 춘절 연휴로 집계되지 않은 주를 제외한 2월 2주 평균 운임은 949달러로, 1월 평균인 1490달러와 견줘 36% 떨어졌다. 다만 선사들은 명절 이후 물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운임도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발 중동항로 해상운임(KCCI)은 중국발 운임과 달리 설 연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중동행 운임은 2월23일 기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976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중동항로 운임이 2000달러 선 밑으로 내린 것은 2024년 1월 둘째 주 이후 2년여 만이다. 2월 3주 평균 운임은 지난달 2435달러에서 15% 떨어진 2077달러였다.
1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수요가 꺾이면서 선사들은 미리 물량을 앞당겨 연휴 기간 동안 처리했다. 급감한 중국 물량 대신 한국에서 선복을 채워 나갔다. 그러나 중국발 수요가 올라오면서 대부분 선사는 명절이 지나자마자 3월 중순 이후 선적분까지 예약을 마감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선사 측은 4월부터 중국 정부가 태양광 제품을 대상으로 한 수출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선제적으로 수출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태양광 패널 제품을 포함한 249개 품목의 수출세 환급 정책을 오는 4월1일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선사들은 시황에 맞춰 운임을 올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선복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2월 마지막 주부터 중국 회사들이 다시 근무를 시작하는 만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운임이 더 오를 것 같다”며 “최근에 중국에서 큰 폭으로 GRI를 시행하는 만큼 한국 운임도 그만큼 따라오지 않으면 선복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월 마지막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공습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고 나서면서 선사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조선 7척, 벌크선 1척, UAE 선사 아부다비포트(AD포트)의 1700TEU급 피더선 <사핀프레스티지>(Safeen Prestige)호가 피해를 입었다.
독일 선사 하파크로이트와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2월 말까지 인도-중동-지중해 노선을 홍해·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운항했으나 분쟁이 발발하자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기로 결정했다.
3월6일 현재 대다수 선사는 중동으로 향하는 신규 예약을 전면 중단했으며 하파크로이트는 페르시아(걸프)만 운송 건에 전쟁위험할증료(WRS)를, CMA CGM과 머스크는 긴급분쟁할증료(ECS)를 부과했다. 국적선사 HMM은 신규 선적을 중단하고 이미 중동으로 향한 선박은 최대한 항해 속도를 늦춘다는 방침이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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