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컨테이너선사 MSC가 세계 최초로 운항 선단 700만TEU 고지를 밟았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MSC의 컨테이너선대는 11월4일 현재 955척 700만2000TEU를 기록했다. 자사선은 61%인 688척 425만8000TEU, 임차 선박(용선)은 39%인 267척 274만4000TEU로 집계됐다.
이 선사는 지난해 8월 600만TEU를 달성한 뒤 15개월 만에 다시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10월 말 중국 다롄조선(DSIC)과 양쯔강조선에서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살레르노>(MSC SALERNO) <그레이스>(MSC GRACE)호를 동시에 인도받으면서 선단의 앞자리를 6에서 7로 바꿨다.
전 세계 컨시장 5분의 1 장악
MSC의 시장점유율은 21%에 이른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의 5분의 1을 단일 선사가 담당하고 있다. 경쟁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프랑스 CMA CGM의 점유율이 각각 14% 12%에 머물고 있는 점에 미뤄 MSC의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을 엿볼 수 있다.
MSC와 2위 머스크의 선단 격차는 240만TEU에 이른다. 세계 5위에 랭크돼 있는 독일 하파크로이트의 선복량(241만TEU)과 비슷한 수준이다.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가 제미니를 결성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위스 선사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운 시황이 급상승한 2020년 하반기부터 중고 컨테이너선을 대대적으로 인수하며 선단을 급격히 늘렸다. 이 선사가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52개월간 사들인 중고선은 402척 166만TEU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2021년 6월 400만TEU를 넘어섰고 2022년 1월 머스크를 2위로 끌어 내리고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로 발돋움했다. 이후 2023년 6월 500만TEU, 지난해 8월 600만TEU를 각각 돌파했다. (
해사물류통계 ‘스위스 MSC 컨테이너선단 증가 추이’ 참고)
600만TEU를 달성한 뒤부터는 신조선 위주로 선단을 늘리고 있다. 알파라이너는 지난 15개월간 MSC가 68척 79만9000TEU의 신조선을 인도받았다고 전했다.
이 기간 편입된 신조선 중 2만TEU를 넘는 극초대형선은 1척도 없다. 대신 1만4000~1만6000TEU 사이의 네오파나막스 선박이 33척 인도되면서 선단 확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중고선 인수는 25만TEU, 새롭게 임차한 선박은 25척 13만5000TEU였다.
스위스 선사는 선박을 폐선하는 건 극도로 자제했다. 600만TEU를 넘어선 뒤 MSC가 해체한 선박은 9척 1만7000TEU에 그쳤다. 네오파나막스 신조선 1척을 인도받으면 모두 상쇄할 수 있는 양이다. 1980년대 또는 1990년대 지어진 노후선 중 900~3300TEU 사이의 중소 선형이 폐선소로 향한 걸로 집계됐다.
1000척 기록 달성도 눈앞
MSC는 이제 1000척 기록에 도전한다. 45척의 선박을 추가하면 가능한 수치다. 현재 이 선사가 짓고 있는 신조선이 124척 217만TEU에 달해 새로운 기록 달성은 머지않은 걸로 보인다.
한편 HMM이 지난 10월 말 100만TEU에 도달하면서 전 세계 컨테이너선사 중 밀리언 클럽에 가입한 선사는 8곳으로 늘어났다. 이들 선사의 합산 선복량은 3821척 2660만TEU로,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의 80%를 차지한다. (
해사물류통계 ‘세계 10대 컨테이너선사 선복량 및 발주량 현황 (2025. 11.4. 현재)’ 참고)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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