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조선 빅3의 합산 영업이익이 6조원에 육박하고, 매출액도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2~2023년 높은 선가로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인도가 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생산성 개선에 따른 고정비 절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조선 빅3인 HD현대 조선 부문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매출 총액은 전년 46조2177억원 대비 15% 성장한 53조2716억원으로 집계됐다. 세 조선사 모두 수십조 원 단위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 합계는 2024년 2조1747억원에서 2025년 5조8758억원으로 2.7배(170%) 증가했다. 특히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세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합작 순이익 역시 전년 2조367억원에서 4조6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배(128%) 폭증했다. (
해사물류통계 ‘국내 대형조선사 2025년 영업실적’ 참조)
건조물량 증가·신조선가 상승이 실적개선 배경
세 조선사는 실적 개선 배경으로 건조 물량 증가와 신조 선가 상승, 생산성 개선에 따른 고정비 절감 등을 꼽았다.
조선 빅3 중에서 수주 규모가 가장 큰 HD현대의 조선 부문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25조5386억원 대비 17% 성장한 29조93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전년 1조4341억원 1조4546억원 대비 각각 2.7배(172%) 2배(101%) 폭증한 3조9045억원 2조9284억원을 거뒀다.
사업별로 보면, 조선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5조365억원, 영업이익은 120% 늘어난 3조3149억원을 기록,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건조 물량 증가와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 공정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개선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엔진기계 부문 역시 선박용 엔진 판매 증가, 친환경 고부가가치 엔진 비중 확대 및 엔진 부품 부문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매출 4조2859억원, 영업이익 7746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연간 매출액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영업이익도 12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10조6500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622억원 535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1년 전 9조9031억원 5027억원 539억원에 견줘 매출액은 8%, 영업이익은 72%, 순이익은 894% 각각 증가했다.
조선사 측은 실적 개선 배경으로 “고수익 선종 중심으로 수주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해양 프로젝트 생산 물량이 확대되면서 손익 구조가 개선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선가가 높은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면서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한화오션은 2025년 매출액 12조6884억원, 영업이익 1조1091억원, 순이익 1조1727억원의 실적을 각각 일궜다. 매출액은 전년 10조7760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2379억원에서 4.7배(366%) 폭증했으며, 순이익은 5282억원에서 2.2배(122%) 늘었다.
한화오션은 “전년 대비 건조 선가가 상승하면서 매출액이 증가하고 영업 마진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LNG선·컨선·유조선 발주 증가 전망
대형 조선사들은 올해도 수주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하며, 수주 목표치를 전년보다 높여 잡았다. 올해도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날 거란 이유에서다.
삼성중공업은 “주요 프로젝트의 투자가 승인되고 친환경 교체 수요가 나타나면서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유조선의 발주가 회복할 전망”이라며 “컨테이너선은 한국산 선박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수에즈운하 정상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2025년 대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선종별로 LNG 운반선, 유조선은 시황이 개선되고 컨테이너선은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LP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의 발주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 180억5000만달러 대비 29% 높은 233억1000만달러로 수립했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은 총 133척, 181억6000만달러를 수주, 연간 목표 180억5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각 사업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조선과 엔진 등 계열사 전반에서 견실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주 잔량을 기반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8억달러 대비 42% 높은 139억달러를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했다.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외 협력 조선사와 생산 거점을 확대해 나가는 글로벌오퍼레이션 전략을 진행하면서 생산 물량이 증가해 매출 개선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5년 79억달러의 신규 수주를 기록, 연간 목표 98억달러 대비 81%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 조선소들과 마스가사업 협력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한 견실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2024년부터 수주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조선사는 상선 부문에서 과거 높은 단가로 수주한 일감과 고수익 프로젝트 등을 언급하며 올해 매출이 증가하고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수선 부문 역시 장보고Ⅲ 2번함과 울산급 5·6번함 등이 본격 생산에 들어가고 해외 주요 프로젝트도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어 매출이 소폭 증가하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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