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5 09:04

“적성 맞으면 해기사만큼 매력적인 직업도 없어요”

NYK벌크쉽코리아, 전남대 수산해양대와 산학협력 본격화
▲김민수 3급기관사(맨 왼쪽)와 NYK벌크쉽코리아 김기웅 차장, 권순우 부장


“적성에만 맞으면 해기사만큼 리스크 리턴이 확실한 일도 없어요. 처음부터 관련 전공을 택했다면 쉬운 길을 찾아 기피하기보다 한번쯤 도전해봐야죠.”

NYK벌크쉽코리아의 선박 관리를 담당하는 성안해운에 소속된 김민수 3급기관사는 ‘해기사는 일한 만큼 보상이 따르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3월까지 약 11개월간의 첫 승선을 마친 그는 지난 승선 생활을 돌아보며 “생각보다 일이 잘 맞았고 사관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도 한몫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실습기관사(실기사)로 승선한 그는 내부 진급을 거쳐 정식 3기사가 됐다.

김민수 기관사가 가장 어려웠던 건 첫 발을 내딛는 일이었다. 전남대학교 수산해양대학에서 기관시스템공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보니 취업이 녹록지 않았다. 3급 해기면허는 취득했지만 대학교 교과과정에 승선 실습이 없어서 외부 실습 경력을 요구하는 선사들의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웠다.

김 기관사는 “승선을 희망하던 졸업 동기들과 함께 구인공고를 찾아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걸었다”며, “3기사는 경력이 없어 문턱에서 걸렸고, 실기사는 자리도 잘 없을 뿐더러 이미 대학을 졸업한 상황이라 채용을 꺼려하는 분위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해양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구직활동을 이어가던 중 NYK벌크쉽코리아와 연락이 닿았다. 선원 생활의 발을 뗀 순간이다. 김 기관사는 재화중량톤수(DWT) 8만8000t 규모의 파나막스 벌크선 <오리엔탈엔터프라이즈>호에 승선해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를 항해하는 기회를 잡았다.

NYK벌크쉽코리아(NBK)는 전 세계 800척 이상 선단을 운영하는 일본 NYK라인의 한국 법인으로, 드라이벌크 화물을 주력으로 하는 해운사다. 국내 발전 공기업·민간 발전회사와 체결한 발전용 석탄 장기수송계약을 수행하고 있다. ‘현지화(Localization)’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운영 선박에 한국인 선원 약 30명을 배치하고 있다.

NBK는 장기간 승선을 희망하는 선원을 찾으려고 고민하던 차에 전남대학교와 손을 잡았다. 국내 전문 인력을 발굴하고 실무 경험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전남대 해양수산대학과 인연이 있는 김기웅 차장의 제안으로, 전남대 학생을 NBK 선박에 승선시켜 실습 교육을 한다는 내용의 협약이 체결됐다. 김민수 기관사가 승선하면서 협약의 포문을 연 셈이다.

이후 NBK와 전남대는 2025년 9월 산학 협력을 맺으며 현장 중심형 인재 양성에 나섰다. 회사는 승선 실습을 제공하고 취업과도 연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 결과 김 기관사의 동기는 올해 졸업 후 회사와 연계해 곧바로 같은 배에 승선하게 됐다.

김민수 기관사는 실기사로 승선 후 첫 업무로 탱크 소제 작업을 맡았다. 탱크를 열어 환기하고 내부를 청소하는 일로, 기관사는 전체적인 관리를 맡는다. 그는 소제 작업은 자주 하지 않는 데다 교내 실습선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워 특히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여러 낯선 경험을 하면서 생각도 달라졌다. 특히 도면으로 배우는 것과 실제 설비의 구조와 쓰임을 아는 건 차이가 컸다. 그는 “왜 회사들이 유경험자를 선호하는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학교 후배들을 만날 기회가 생기면 “선생님께 한번이라도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구해보라”는 말을 전할 거라고 했다.

편견과 다른 승선생활…복지 개선이 큰 힘

김 기관사는 “군 복무만 생각하고 승선하면 절대 못 버틸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곳에만 있는 게 생각보다 지루해지기 십상이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지친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 해기사들 사이에선 선박 근무로 병역을 대체하는 승선근무예비역 제도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원칙상 3년간 승선근무 예비역으로 복무해야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약 2년만 배를 타고 육상에서 6개월간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면 해당 기간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병역특례제도는 예비역만 마치고 육상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해기사가 힘들고 위험하다는 일각의 편견에 그는 “노동 강도가 높지 않고 오히려 안전 수칙을 지키려고 조심하게 돼 사고 가능성이 낮다”고 대답했다. 또 선원 복지가 개선되면서 직업 매력도도 높아졌다고 했다.

최근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도입으로 인터넷 환경이 개선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기관사는 “배에 스타링크를 설치하면서 한 달에 1인당 20GB를 쓸 수 있었는데, 이 정도면 웬만한 인터넷 접속은 다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친구들과 쉽게 약속을 잡고 만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그마저도 또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임금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선사에 따라 정규직은 3개월 승선 근무하면 3개월 수준의 유급휴가가 주어지는 것 또한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그는 육상에서 18일간의 군사훈련을 마친 뒤 승선 일자가 확정되는 대로 두 번째 승선에 나설 예정이다. 김민수 기관사는 대학교를 선택할 때부터 상선 근무를 목표로 해온 만큼 현장 경험을 쌓아갈 계획이다.

김민수 기관사가 몸담고 있는 NYK벌크쉽코리아는 파나막스급 선박 4척을 제주도에 등록하고 국내 선박관리회사에 위탁 운영 중이다. 한국 선원 고용 확대와 국적 선대 확충, 지방정부 세수 증대 등 해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석탄·철광석 중심의 드라이벌크 운송을 넘어 에너지와 특수화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본사인 NYK라인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연료 도입과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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