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25 09:46
일부 크레인 예정금액의 절반수준
(서울=연합뉴스) 태풍 `매미'로 전복된 부산항의 겐트리 크레인이 피해가 없는 다른 크레인에 비해 훨씬 저가에 수주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피해가 가장 컸던 신감만부두의 크레인 가운데 5기는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발주해 2001년 국내 A중공업이 설치한 것으로, 당초 예정 수주금액이 기당 평균 61억8천만원이었으나 실제 수주금액은 35억8천만원에 불과해 부실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중공업계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등에 따르면 부산항에 설치된 크레인 가운데 이번 태풍으로 전복된 크레인 8기의 기당 수주금액은 32억-43억원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태풍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크레인의 기당 수주금액이 48억5천만-62억원인 것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A중공업이 신감만부두에 설치한 7기의 크레인은 비교적 최근인 2001년에 설치됐는데도 6기가 전복되고 1기가 궤도를 일부 이탈해 저가수주로 인한 부실 의혹을 낳고 있다.
또 이들 7기의 크레인은 모두 같은 종류이나 5기는 35억8천만원에, 나머지 2기는 43억원에 수주됐다.
이에 비해 지난 97년 B중공업이 설치한 감만부두 크레인 10기(기당 수주금액 49억원)와 2001년 C중공업(62억원)이 자성대부두에 설치한 3기 등은 태풍이 동반한 강풍에도 불구하고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에 대해 컨테이너부두공단 관계자는 "발주 당시 업계의 수급상황과 대금지불 조건 등에 따라 수주금액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업체들도 자신들의 이미지를 위해 부실시공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낙정(崔洛正) 해양부 장관은 이와 관련, 2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외부용역을 통해 크레인 전복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며 "결과가 나오면 책임자 문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파손된 크레인 1기당 제작단가가 40억-45억원으로 통상적인 국제단가인 60억원보다 크게 낮아 부실시공의 여지가 없지 않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태풍 예방대책의 부족과 크레인 설치공사의 부실이 (피해 확대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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