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9 13:45

"네? 화물을 반송 해야 한다고요?"

<좌충우돌 멍대리의 하루>
발품을 팔며 다양한 고객과 만나는 물류회사의 영업사원. 해상 육상 항공을 총 망라하는 물류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영업맨들에겐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흘러넘친다. 본지는 물류 영업사원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물류현장의 모습을 한꺼풀씩 벗겨낸 연재를 시작한다. ‘일촉즉발’의 ‘황당무계’한 ‘사건사고’가 넘쳐나는 물류회사에서 살아남아 여전히 어디에선가 고객을 만나고 있을 영업사원, 지금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5,116/ 6,000km
멍대리는 송파구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고객의 모바일 메신저를 수시로 확인하곤 한다. 그 고객의 취미는 ‘자전거 타기’다. 6,000km 완주를 목표로 운동을 하고 있는 그는 매주 라이딩한 거리를 메신저 대화명에 올려놓고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다. 멍대리는 고객과의 대화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오늘도 그 고객의 메신저 대화명을 확인하며 변화된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고객의 메신저 대화명이 완주 3,500km 정도 일 때 그가 다급한 목소리로 멍대리를 찾았다. 순간 멍대리는 지난번 고객과 자전거 이야기를 잠깐 나눴던게 불현듯 생각났다. 혹시 이번 주말에 자신을 호출 할까 걱정이 앞섰다. 주말이면 TV로 프로야구 시청하는 것이 취미인 멍대리에겐 날도 더운데 피부까지 상해 가면서 자전거를 타는것은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멍대리는 고객의 다급한 목소리를 향해 최대한 친절하고 공손한 음성으로 말했다.

“황 과장님! 안녕하세요? 금요일 오전에 전화를 주셨네요. 목소리가 좀 급하신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될까요? 혹시 내일 자전거 타러 가실 때 저를 부르시려고요?”

마치 예상했다는 멍대리의 말에 고객은 황당한 듯 답했다. “네? 아니에요. 자전거 때문에 전화 드린 게 아니라 태국에 수출했던 화물을 급하게 반송(SHIP-BACK)해야 해서 그런데. 신속하게 처리가 가능할까요?”

순간 멍대리는 자신의 예상이 빗나간 데다 반송이라는 소리에 당황했다. 지난번 고객의 화물이 수출을 앞두고 스케줄이 한 주 지연된 적이 있어, 바이어가 화물 수취를 거절 해 반송을 하는 것이라면 멍대리도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멍대리는 전화 수화기에 대고 난감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화물이 반송이 되어야 한다고요?”

반송 사연은 이랬다. 멍대리의 고객은 화장품류 제품을 만들어 해외 홈쇼핑에 납품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이번에 태국으로 보낸 수출화물은 튜브용기의 화장품류로 ‘다이어트 젤’이었다. 튜브용기에는 ‘슬림(Slim)’이라고 단어를 표기해왔었는데, 그게 문제가 됐다. 태국 식약청에서 다이어트 제품에 ‘슬림(Slim)’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표기를 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 했기 때문이다.

멍대리는 태국정부의 발표 며칠 전에 고객사의 화물을 선적했지만 화물이 해당 CY(컨테이너장치장)에 표기를 금한 이후 도착했고 수입통관 전이다 보니, 다시 한국으로 반송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멍대리는 선적 지연으로 인해 바이어가 화물인수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어서 한 숨을 돌렸지만, 이런 일로 반송을 하기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일단 멍대리는 고객과 전화를 끊고 항상 고민을 잘 들어 주고 해결책까지 알려 주는 성과장에게 달려갔다. 멍대리에게 전후사정을 들은 성과장은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화물을 반송(Ship-back)하지 말고 현지 물류업체를 이용해 보세구역에서 라벨링(labeling)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우선 보세구역에서 라벨링 작업이 가능한지 확인해보고 반송하는 물류비용과 현지 작업비용을 비교해 고객에 안내해 선택하게 하면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선택 대안을 제시한 멍대리에게 전문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둘째는, 부산의 컨테이너조작장(CFS)의 비용을 확인해 반송(Ship-back)하는 화물에 대해 고객이 요청하는 작업의 경우 대략적으로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도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이었다.

성과장의 얘기를 듣고 멍대리는 생각 했다. “와! 성과장님은 이래서 아랫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구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가이드를 잘 해 주니 문제가 있으면, 성과장에게 한걸음에 달려 갈 수 밖에…”

성과장이 제안한 사항을 모두 확인한 멍대리는 고객사 담당자인 황과장에게 오후에 시간이 되면 사무실로 찾아가겠다고 전했다. 일단, 전화로 반송 건에 대해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었고 직접 찾아가 설명하는 게 고객입장에서 이해가 잘 될 것 같았다.

다행히 고객은 멍대리의 치밀하고 분석적인 설명을 듣고 바이어와 협의해 최종 결론을 알려 주기로 했다. 결국, 화물은 다시 부산 CFS로 와서 ‘슬림(Slim)’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재포장 해 태국으로 수출을 하게 됐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고객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멍대리는 수출이 무사히 끝나 고객사가 감사인사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짐짓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웬걸 “멍대리님! 이번 주 토요일 한강에서 자전거 타려고 하는데 10시에 봬요. 점심은 지난번 도움 받은 것도 있고 제가 시원한 막국수 사겠습니다. 늦지 말고 나오세요!”

순간 멍대리는 가슴이 답답해져 수화기에 대고 제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주말에 집에서 뒹굴면서 쉬고 싶은 멍대리에게 고객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의 취미 속으로 들어오라니…….

하지만 멍대리는 마음을 다 잡았다. 자신을 이 자리까지 있게 해준 사람들이 바로 고객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멍대리는 과감히 한여름 뙤약볕 아래 자신을 맡기기로 했다.

“네! 황 과장님!!! 토요일 10시에 어디서 뵐까요?”

오늘의 TIP
1. 문제가 발생했다면, 즉시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그들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라.
2. 고객이 원한다면, 자신의 취미를 고객의 취미에 맞출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 편집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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