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외 선사가 선주들에게 용선 감액 또는 해약을 요청한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이 350척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이 시황 폭락으로 선사가 정기 용선 계약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감액이 요청된 대상에는 일본 선주의 보유선이 다수 포함된다. 일본해사신문에 따르면, 일본 선사 사이에서도 용선료 감액 요청이 나오고 있어, 일본 선주들은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에히메현 이마바리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한 일본 선주는 운항 선사의 잇따른 감액 요청에 울먹이고 있다. 2월 이후 드라이 벌크선의 감액 요청은 조금씩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선사들은 선주에게 일방적으로 통보 문서를 연발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월1일자로 선주에게 용선료 삭감 문서 2장을 송부했다. 현대상선이 정기 용선중인 선박은 75척이며, 드라이선이 41척, 컨테이너선 34척이다. 한 상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삭감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20~30% 수준인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거점인 PCL은 2일자로 선주에게 감액 요청 서면 1장을 송부했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As you know(잘 아시겠지만)”로 시작한 이 서면에서는 현재의 드라이 시황 침체를 ‘해운 공통의 상식’으로 분류했다. PCL의 경우 서면에 50% 감액이 명시돼 있다. 상사 관계자는 “감액은 1일자로 개시되며, 유무를 말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해운 웨스턴 벌크는 120척을 최대 주주에 매각해 위기를 모면한다. 용선료 감액 등은 표면화되지 않았으나, 일본 선주들 사이에서는 용선 감액을 검토하는 ‘잠재적 리스크가 높은 운항 선사’로 분류되고 있다.
일본 선주들이 용선료 감액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방적인 통보는 계약 위반이기도 하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는 선주도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운항 선사의 감액 요청에 100% 반대한는 선주는 극히 소수파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사의 경영 파탄이야말로 일본 선주에게 가장 큰 리스크다. 용선료 감액이라면 최소한의 현금은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PCL이 50% 감액을 요청한 정기 용선료는 현재 스폿 용선료를 소폭 웃돌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운항 선사가 파탄했을 경우, 정기 용선은 일률적으로 해제 또는 시황 연동까지 용선료 수준이 하락한다.
일본 선주들에게는 도산 위기에 처했을 정도라면, 용선료 감액으로 대응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여러모로 선주에게 현재의 감액 요청은 ‘해도 손해, 안 해도 손해’인 상황이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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