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물류의 날 행사
“세상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기능중심의 비즈니스와 정책이 목적 중심으로 전환되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정부부처의 기능도 목적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송상화 교수는 1일 개최된 ‘제24회 물류의 날’ 행사 기조발표에서 앞으로 산업간 업종을 구분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고객 관점에서 밸류체인(Value Chain)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변화된다는 것. 즉 고객 중심으로 산업이 변화됨에 따라 각 산업의 기능적인 역할은 축소되는 반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전달하는 목적의 기능이 강화될 것이란 의견이다.
이에 따라 라스트마일(말단배송)의 영역이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물류는 벌크(bulk) 형태가 아닌, 아이템(품목) 중심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국가간 전자상거래(CBT)와 산업 경계의 융합에 따라 라스트마일은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송교수는 최근 발표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큰 틀에선 문제가 없지만, 세부적으로 정부와 물류산업이 함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화물운송사업법’으로 명칭을 전환해 다양한 운송수단을 포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운송수단들을 합법적인 틀에 포함시켜 운송사업 자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맥킨지 자료에 따르면 품목에 따라 리얼타임(실시간)에 대한 수요는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라스트마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답’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각 기업들은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라스트마일을 고민하는 상황.
“점차 메가시티(Mega city)화 되면서 혼잡도가 상승하고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스마트한 이야기를 하지만, 지속가능한 녹색물류를 고민해야 합니다. 도심밀집 지역에선 이륜자동차보다 도보를 이용하면 더 빨리 배송할 수도 있습니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송상화 교수
송상화 교수에 따르면 일부 이륜자동차는 일반승용차에 비해 5배 이상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라스트마일 네트워크 확장과 지속가능한 녹색물류 두 가지 측면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규제의 균형이 필요한 셈.
아울러 물류네트워크의 변화 사례에도 주목했다. 유럽의 경우, 이동식 컨테이너를 도심 곳곳에 설치하고 다시 자전거로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모델을 도입했다. 수요에 따라 이동식 컨테이너를 도심의 다양한 곳으로 옮겨진다.
“국토부에서 발표한 물류기본계획은 거대 거점을 중심으로 합니다. 간선망이 중심이 돼 있어,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도심물류 측면은 다소 부족합니다. 도심지역에 물류창고를 배치하기 위해선 친환경 설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규제와 정책적 지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결국 콘솔리데이션(Consolidation)센터와 소규모 이동이 가능한 딜리버리 센터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송교수는 기업간 ‘데이터공유’와 ‘창의적인 물류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물류기업들은 데이터를 서로 공개해 가장 최적의 거점을 예측하고, 이를 통한 활용방안 등을 구상한다. 국내에선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DB(데이터베이스)가 있긴 하지만, 가공된 2차 데이터에 불과하다. 실시간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물류기업 간 합심이 이뤄질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우버(Uber)가 운송서비스인 우버프레이트(UberFreight)를 통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격조정에 나서는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상황에서 기존의 ‘틀’을 깬 창의적인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송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개최된 ‘2016 물류의 날’ 행사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오전에는 본행사인 한국물류대상 시상식을 비롯해 우수녹색물류실천기업 인증서 수여식이 열렸고, 오후에는 부대행사인 미래물류포럼이 개최됐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