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2 16:52

추억의 명화/ 사우스포(SOUTHPAW)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43승 0패란 절대 무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세계 라이트 헤비급 복싱 챔피언 ‘빌리 호프(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던 어느 날 한 순간의 실수로 아름다운 아내 ‘모린 호프(레이첼 맥아덤즈/Rachel McAdams)’을 잃고 만다. 예상치 못한 비극에 이어 믿었던 매니저와 친구들마저 떠나버리고, 자책과 절망 속에 살아가던 그는 드디어 하나뿐인 딸 ‘레일라 호프(우나 로렌스/Oona Laurence)’의 양육권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된다. 

마지막 가진 것이라곤 두 주먹뿐인 그가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허름한 동네 체육관에서 아마추어 복서들을 가르치는 ‘틱 윌스(포레스트 휘태커/Forest Whitaker)’였다. 처음엔 거절하던 틱은 불평과 분노로 가득찬 안하무인 야생마 빌리에게 무작정 공격 위주의 저돌적 복싱보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싸움법과 왼손잡이 펀치, ‘사우스포’를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철부지심 빌리는 딸을 되찾고 자랑스러운 아빠로 거듭나기 위해 생애 가장 어려운 시합에 올라서기로 결심하고 끝내는 성공을 이끌어 내는 반전의 해피엔딩 복싱 스토리다.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믿기 어려운 기록을 수립하며 라이트 헤비급 세계 챔피언을 석권했기에 자신의 명예관리도 겸해 자선행사에 참석했다가 늘 경쟁관계를 만드는 라이벌 복서 ‘미구엘 에스코바(미구엘 고메스/Miguel Gomes)’가 아내인 모린을 모욕하며 의도적으로 빌리를 극도로 분노케 하자 서로는 몸싸움과 두먹다짐을 벌이게 되고 불행하게도 미구엘 경호원이 모린을 향해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는 끔찍한 대형사고가 벌어진다.

하루 아침에 모든 걸 잃고 빈털털이가 되어 절망과 파멸의 늪에서 허우적이며 나락에 떨어진 빌리는 스스로를 가누지 못하고 자괴감에 빠져 술만 들이키며 방황하다 보니 졸지에 엄마를 잃어 애처로운 딸 레일라마저 아빠를 외면한다. 끝내 아빠로서의 친권 자격마저 위협받는 최악의 경우를 맞는다. 드디어 자신의 위기를 깨달은 빌리가 죽은 아내와 애지중지하는 딸에게 믿음을 주는 아빠가 되기 위해 틱의 체육관을 찾아가게 된 것이다.

나락으로 추락한 권투 선수 빌리가 프로모터의 제안으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링에 오르지만 오프닝게임 같이 간단한 경기나 시합에서도 샌드백처럼 얻어 맞기만 하고 패배를 연속한다. 드디어는 심판에게 폭력까지 휘두른 선수로 전락한다.

하나뿐인 딸 레일라는 아동보호기관에 강제로 위탁되자 빌리는 재기를 다짐하며 이를 악문다. 한 순간의 격한 분노를 참지 못해 일시에 모두를 상실한 그는 재기에 성공하여 딸을 되찾겠단 각오로 틱을 찾긴 했지만 옛 버릇을 못 버리고 초반에는 실수를 일삼다 마침내 ‘오소독스(Authdox)’를 넘어 내면의 성장을 통한 ‘사우스포(Southpaw)’의 정도를 익히며 제자리를 찾아간다.

원래 빌리의 복싱은 노가드로 강한 펀치를 맷집으로 때우는 아주 터프한 스타일이다. 고아출신으로 성장해 성격도 불같다. 코치를 맡은 틱은 빌리에게 분노에 차서 한방으로 때려 눕히려 들지 말고 껍질 속에 자신을 숨기며 신중히 공격하라고 주문한다. 마구 세상과 싸워 이김으로써 자신을 증명하기 보다 싸움 이전에 등 뒤에 보호벽을 두고 자신을 의식하고 먼저 보호하며 공격을 감행하라는 특유의 전법으로 지도한다. 한 고아원에서 어렵게 함께 자란 아내 모린을 늘 그의 매니저 겸 후견인삼아  굳게 믿고 경기에 임했던 빌리는 다시 사랑하는 딸을 되찾고 자랑스런 아빠로 거듭나기 위해 생애 가장 어려운 시합에 도전하게 된다.

엄마를 여읜데다가 아빠마저 분노와 좌절을 삭히지 못하고 실의와 술과 방탕을 일삼자 아빠를 원망하며 법원 결정에 따라 당분간 시설에서 지내던 레일라도 마음이 풀어져 그간 엄마의 만류로 아빠 경기를 보지 못했으나 아빠의 챔피언 되찾기 경기는 경기장 탈의실에서 위탁원 여선생 ‘안젤라 리베라(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와 함께 보기로 한다. 상대는 늘 라이벌로 빌리에게 모욕을 주거나 약을 올리며 야비하고 거칠게 도발을 일삼고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한 미구엘이다. 빌리가 몰락한 사이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고 으시대는 그에 대한 복수의 타이틀전이기도 하다.

그냥 트레이너나 코치가 아니라 스승다운 덕목을 갖춘 틱도 빌리의 변해가는 모습에 믿음을 갖고 큰 신뢰를 보내며 최후의 일전을 앞두고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드디어 결전의 날은 다가왔고 수많은 관중이 미구엘의 타이틀 방어와 빌리의 재기를 보려고 운집했다. 링에 오르기도 전에 미구엘은 장외 신경전을 유도하나 전과 달리 빌리는 묵묵히 승리와 복수의 일념으로 투혼을 불태우며 링으로 향한다.

공이 울리자 마자 권투선수로서, 레일라의 아빠로서 생애 모든 걸 건 운명적 빌리의 한판 승부는 시작된다. 링사이드에서 초조하게 교환되는 펀치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코치를 하는 틱의 모습, 아빠가 주먹을 내밀어 펀치를 날리는 순간과 맞는 찰라마다 가슴 졸이며 승리를 기원하는 레일라의 응원 속에 엎치락 뒷치락 두 선수 모두 얼굴과 눈이 피로 물들어 시야를 가리는 가운데 격렬한 펀치를 교환한다. 마지막 12회, 파이널 라운드에서 틱으로부터 배운 사우스포의 레프트 어퍼컷으로 다운시키고 경기를 끝낸다. 부심 페이퍼를 모아 주심이 3대 2의 스코어로 승리한 빌리의 손을 높이 들어 판정승을 선언하자 장내는 온통 축하의 함성과 환호로 진한 감동의 장면이 물결친다. 빌리와 틱이 일궈낸 값진 승리였다.

다시 행복을 찾아 사랑하는 딸과 아빠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부녀의 모습에서 죽은 아내요 엄마 모린 호프의 빈 자리가 관객의 폐부를 찌른다. 이 영화 또 다른 등장 인물로는 체육관서 함께 훈련을 받으며 빌리를 동경하던 ‘하피’는 가정불화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호하려다 아버지가 쏜 총을 맞고 사망한다. 그리고 빌리와 같은 고아원 출신으로 그가 몰락한 뒤 모두가 그의 곁을 떠난 후에도 변하지 않는 옛 친구로서의 우정을 끝까지 지키는 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초의 권투영화 월레스 비어리의 ‘챔프(The Champ, 1931)’를 비롯하여 커크 더글라스의 ‘챔피언(Champion, 1949)’과 폴 뉴먼의 ‘상처뿐인 영광(Somebody Up There Likes Me,1956)’,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Rocky, 1976)’,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 존 보이트의 ‘챔프(The Champ, 1979)’, 힐러리 스웽크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 2004)’ 등 복싱을 주제로 한 감동적인 영화가 많았다.

또 실제 권투선수를 모델로 그들의 생애를 주제로 한 영화로도 제이크 모타를 모델로 한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 무하마드 알리를 주인공으로 한 ‘알리(Ali, 2001)가 있는가 하면, 제임스 브레독의 일생을 다룬 러셀 크로우의 ‘신데렐라 맨(Cinderella Man, 2005)’이나 미키 워드 형제 소재의 이야기 ‘파이터(Fighter, 2010)’ 등이 잘 알려진 작품이다.

특히 1940~50년대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터프하고 반항기 넘치는 마초남의 상징, 월드 미들급 챔피언 록키 그라지아노의 일대기를 그린 ‘상처뿐인 영광’은 주연을 맡았던 폴 뉴먼을 미국 최고의 영화배우로 올려놓은 의미있는 작품으로 기억에 새롭고 자주 회자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상 작품 같지만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 빌리 호프는 권투선수를 모델로 한 것이 아니고 전설적 백인 래퍼갓 ‘에미넴(Eminem)’의 삶의 여정, 갖은 고난을 이겨내고 최고의 래퍼로 성공한 입지전적 스토리를 사각의 링으로 옮겨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필자 생각에도 다시 링에 올라 딸바보 아빠가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에 괴로워하면서도 두 손을 모아 열심히 기도하며 응원하는 어린 딸 레일라가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 몫을 더한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
노트북(Notebook), 어바웃 타임(About Time), 스포트라이트(Spotlight), 원티드 맨(A Most Wanted Man),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 시간여행자의 아내(The Time Traveler’s Wife)’ 등 필자가 거의 놓치지 않은 연기파 레이첼 맥아담스와 5개월간 1800시간의 트레이닝을 거쳐 완벽한 몸매를 갖춰 촬영에 임한,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러브 앤 드럭스(Love And Other Drugs)’, ‘나이트 크롤러(Nightcrawler)’, ‘에베레스트(Everest)’서 열연한 제이크 질렌할, 칸 영화제와 골든 글러브 상에서 남우상을 휩쓴 포레스트 휘데크, 그리고 007 시리즈에서 열연한 나오미 해리스 등 유명 스타들의 열연을 모아 ‘안톤 후쿠야(Antoine Fuqua)’ 감독은 아주 리얼한 권투영화 한편을 완성, 오랜만에 복싱팬을 열광시켰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HAKAT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Dongjin Fides 05/20 05/21 Heung-A
    Pacific Monaco 05/20 05/21 Heung-A
    Dongjin Fides 05/20 05/21 Dong Young
  • BUSAN HITACHINAK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Heung-a Janice 05/26 05/30 Heung-A
    Akita Trader 06/02 06/06 Heung-A
  • BUSAN XIAMEN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Meratus Tomini 05/20 06/15 MAERSK LINE
    Ym Inauguration 05/23 05/31 T.S. Line Ltd
    Wan Hai 289 05/23 06/02 Wan hai
  • BUSAN AUCKLAND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Samoa Chief 05/24 06/18 Tongjin
    As Patria 05/24 06/23 Tongjin
    As Patria 05/24 06/23 Tongjin
  • BUSAN MONTREAL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Cma Cgm Cochin 05/28 06/20 CMA CGM Korea
    Cma Cgm Tuticorin 06/04 06/27 CMA CGM Korea
    Vanuatu Chief 06/07 07/05 Hyopwoon
출발항
도착항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