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5 17:28

칼럼/ 누가 해운산업을 죽였나?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물류학 박사) 구교훈

해운산업은 그 특성상 경영리스크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전방산업으로서 연관 산업인 후방산업에의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따라서 해운산업은 연관 산업인 조선 산업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근 세계적인 선사중 하나인 프랑스 CMA CGM사가 현존하는 최대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22,000TEU급 컨테이너선박 9척을 중국의 조선소에 발주한다는 소식이다. 최근 우리 조선 산업은 채산성이 없는 저가수주와 일부 조선기업의 경우 도덕적 해이가 심해, 결국 국가의 재원이 수 조원이나 투입돼도 상황이 크게 호전되지 않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이번에 중국이 수주한 컨테이너 선박은 수주금액이 약1조6천억 원으로 엄청난 금액이다. 또한 벙커C유와 LNG(액화천연가스)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시스템을 갖춘 고부가 가치 컨테이너선으로써, 이제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있어서도 중국과의 수주경쟁에서 패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또한 중국의 경우 세계적인 선사인 국영선사인 COSCO가 초대형컨테이너선의 발주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자국의 조선소는 상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해운기업인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인해 그러한 기회를 박탈당한 것으로, 해운기업의 선박발주는 연관 산업인 조선업을 키우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운기업의 성장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용선료 지급불능 사태에서 촉발된 한진해운의 파산은 해당 기업과 거래한 하역업체, 터미널운영사, 운송업체, 프레이트 포워더, 화물고박(Lashing)업체, 벙커링(선박유 급유)업체 등 직접적인 하도급 거래업체의 피해는 물론이고, 가장 중요한 수출입 무역업체인 화주고객사의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파산은 결국 우리 해운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며 관련 금융 산업에도 부실채권의 발생을 야기한 것으로 우리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해운기업의 파산과 몰락은 해운산업뿐만 아니라 조선 산업과 관련 산업 등에 끼치는 피해가 매우 심대하므로, 해운기업의 경영리스크에 대한 관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수 조원 이상의 연매출을 실현하는 해운기업이 현재와 같은 상법상 주식회사의 형태로 경영이 된다면 언제든지 한진해운의 파산과 같은 엄청난 사태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해운시장이 흐름과 변동성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하고 적정한 투자가 선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너 리스크에서 촉발된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인한 현재 해운업계의 경영 위기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선 필자가 참석했던 해운조선관련 세미나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 한국 해운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경우에는 리스크가 매우 높은 해운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소유와 경영이 완전 분리된 현행 상법상 주식회사의 형태가 아니라, 자본과 경영이 공동책임과 운명을 가지는 새로운 경영스트럭쳐로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새로운 경영구조는 정부, 공기업, 금융기관 등이 자본의 50% 지분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특수법인 형태로 기존의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금융기관 등이 해운기업에 투자 시 발생될 수 있는 투자손실에 따른 부실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규모에 비례해 해운기업의 지분을 의무적으로 추가 취득하게 함으로써 해운기업에 대한 부실경영 책임을 공유해야 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 물류산업계는 하루속히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앞세운 글로벌 포워더를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바, 국제물류의 추세가 이제 초국적 기업들의 등장과 함께 글로벌 생산과 유통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 기업들이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되고 선진화된 물류정보기술을 적극 활용한 다양한 통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업영역을 더욱 더 확장하고 있다. 결국 이제는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이 중요하게 됨에 따라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확보한 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해운기업의 경우에는 그들의 사업영역이 항구에서 항구까지 이른바 port to port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므로, 고객의 문전에서 문전까지 일관수송을 요구하는 국제 복합운송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게 됐으며, 이러한 급변하는 글로벌 물류환경의 변화에 해운기업들이 부응하기 위해 기존의 항구에서 항구까지 서비스는 물론이고 화물의 최초 출발지에서 선적항까지와 도착항에서 최종 목적지인 고객의 문전까지 일관수송 서비스에 나서게 됐다. 

이러한 글로벌 물류환경에 대한 니즈의 변화는 덴마크의 세계 최대의 해운복합기업인 AP Moller Maersk 그룹의 사례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머스크 사는 과거 주로 항구에서 항구까지의 전 세계 서비스를 위주로 성장을 해왔지만, 오래 전부터 해운시장에서 컨테이너 운송과 탱커운송 등 해상운송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오면서, 머스크 사는 미국 선사인 Sea-Land와 네덜란드 선사인 P&O 네들로이드사 등을 인수해 일찍이 글로벌 1위 해운사에 등극했다. 머스크 사는 이와 병행해 문전에서 문전까지의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내륙운송, 철도운송, 컨테이너터미널 운영, 계약물류(3PL) 등 해상운송과 연계한 관련 사업 분야에 적극 진출해 현재 소위 메가 캐리어(Mega-carrier)로 불릴 만큼 통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물류시장의 리더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금 세계 물류시장은 바야흐로 소위 치킨게임을 하며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덴마크의 머스크(Maersk) 라인이 선언한 파멸적 경쟁이니 하는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이다. 머스크 사는 독일 선사인 함부르크 수드를 인수해 더욱더 글로벌 1위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중국의 최대 국영 해운선사인 COSCO(중국원양운수집단)사가 중국내 2위 선사인 CSCL(중국해운집단, 차이나 쉬핑그룹)을 합병해 작년 2월에 차이나코스코쉬핑그룹(CCSG)을 설립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및 유조선을 합친 전체 선복량이 무려 1114여척에 이르러 세계 최대의 해운사로 등극한데 이어서, 최근 홍콩 선사인 OOCL사를 7조2,800억 원에 인수할 방침으로 전해졌는데, 만일 합병이 성사될 경우 COSCO는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경우에 글로벌시장 점유율이 현재의 8.4%에서 11.6%로 현재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의 CMA CGM사(11.1% 점유율)를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한 독일의 대표적인 선사인 Hapag Lloyd사는 지난 5월에 중동의 UASC 선사를 합병 완료해 세계 5위의 선복량을 확보했으며, 최근 글로벌 톱10 해운선사에서 계속 뒤처지고 있는 일본은 해운기업 Big 3인 NYK(8위)·MOL(11위)·K-Line(15위)의 컨테이너 부문을 통합해 통합후 명칭을 ONE(Ocean Network Express)로 정했는데, ONE은 선복량 140만TEU로써 세계 6위를 차지하게 되며 일본은 예전 해운 대국의 꿈을 다시 실현한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우리 해운기업은 이러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 도무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파산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선대규모는 글로벌 해운선사 1위 머스크사와 2위인 MSC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아래 표와 같이 머스크는 약 17배 증가했으며 MSC는 약 20배 증가, CMA CGM은 26배, COSCO는 약 10배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한진해운이 파산하기 전까지 겨우 3배가 증가했고 현대상선 역시 3배 정도의 증가에 머물렀다. 결론적으로 보면 한국 선사들은 해외 선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선대를 확장하는 동안, 안이한 태도로 해운경영을 해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 국내 해운기업들은 이제 극동아시아와 동남아 시장에서 해상운송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투자와 M&A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해운시장에 과감히 진출해 글로벌 포워더나 세계적인 해운기업들과 경쟁해 우리나라의 수출입 무역을 지원하는 산업으로써 물류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초 해운, 철도, 항공, 도로의 4대 부문에 있어서 물류기업의 운송품목 제한이나 사업영역 제한을 폐지하거나 복합운송을 촉진하는 3자물류 사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운임의 경우에도 인가제가 아닌 화주와의 자율적인 운임교섭권을 부여하는 등 법률을 개·제정해 수많은 물류기업들이 무한경쟁으로 인해 도산하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초대형 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대형화를 도모해 3자 물류를 중심으로 한 복합운송 부문에 대한 개방정책으로 인해 물류산업이 현재 매우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해운관련 뉴스소식에 의하면 향후 해운기업간의 인수합병이 가속화돼 향후 수년 내 상당수의 해운기업들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이제 해운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해운기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그 덩치를 키우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당연히 처지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속히 해운기업을 비롯한 물류기업이 국내외 해운물류기업의 인수합병에 대한 법적제도적인 규제를 대폭 완화함은 물론 해운기업의 글로벌 해운기업으로의 육성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해운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물류산업의 관련기업들과의 해외 동반진출이나 전략적 협력사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상생협력의 차원에서 글로벌 물류시장에 진출하는 식으로 글로벌 물류사업을 전개한다면 해운산업과 물류산업은 우리나라 제조, 무역, 유통 등 전체 산업의 지원 산업으로써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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