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야생동물 불법 거래 근절에 동참하고자 ‘버킹엄궁 선언(Buckingham Palace Declaration)’에 서명하며 지속 가능 경영 강화에 나섰다. 국내 종합물류기업 가운데 이 선언에 참여한 사례는 한진이 최초다.
‘버킹엄궁 선언’은 2016년 3월 전 세계 운송·물류 기업이 자사 운송망을 이용한 야생동물 불법 거래를 차단하고자 결성한 국제 공동 선언이다. 연간 230억달러(약 3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야생동물 불법 거래는 멸종위기종을 위협하고 생태계 파괴를 심화시키고 있다. 해운·항공·육상 운송망을 이용해 밀거래를 시도하고 있어 운송업계의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돼 왔다.
한진은 세계자연기금(WWF)과 맺은 파트너십 이행 과제의 일환으로 이번 선언에 동참했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고 지속 가능 경영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버킹엄궁 선언’은 ▲불법 거래 무관용 정책 ▲의심 화물 식별·신고 체계 구축 ▲임직원 교육 강화 등 11개 실행 조항을 담고 있다. 현재 머스크, 에미레이트항공, DP월드 등 100여개 글로벌 해운·항공·항만 기업이 서명에 동참해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한진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불법 야생동물 거래의 심각성과 식별·신고 방법을 교육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의심 화물 발견 시 세관 등 관계 당국에 즉시 통보하고, 화물 접수와 운송을 거부하는 내부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국내외 법 집행 기관 및 관련 업계와도 협력해 불법 거래 수법과 운송 경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
이 밖에도 한진은 지난해 10월 WWF와 체결한 협약에 따라 탄소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고, 야생동물 보호 관련 협력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스코프3(전 과정) 탄소 배출량 산정, 전기·수소 화물차 도입, 친환경 포장재 개발, 업사이클링 유니폼 도입, 친환경 제품 공동구매 플랫폼 ‘그린 온 한진’ 운영 등 다양한 ESG 경영 활동도 병행 중이다.
한진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가 생명을 위협하는 통로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책임”이라며 “WWF와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사회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에 적극 동참해 지속 가능 경영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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