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컨테이너선사 양밍해운이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짓는다.
한화오션은 대만 양밍해운으로부터 1만60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7척을 1조9336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척당 선가는 약 2762억원으로, 당초 영국 해운 전문 일간지 로이즈리스트 등 외신이 발표했던 약 2억2500만달러(약 3100억원) 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밍해운은 지난 7월 이사회에서 한화오션에 1만6000TEU급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7척을 발주하는 안건을 승인한 뒤 이번에 건조 계약을 맺었다.
건조계약 서명식은 지난 16일 양밍해운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서명식엔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
사진 오른쪽에서 3번째)와 양밍해운 차이펑밍 회장(
오른쪽에서 4번째)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신조선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9년 상반기까지 선사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신조 컨테이너선은 1만5880개의 컨테이너를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다. LNG 이중 연료 추진 엔진이 기본 탑재되며,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암모니아 이중 연료 추진으로 변경 가능한 암모니아 레디(Ammonia DF Ready) 사양으로 설계된다.
특히 한화오션과 미국선급(ABS)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바(bar·기압) 설계압력의 Type-B LNG 연료탱크가 적용된다. 기존 0.7 bar 대비 압력을 높임으로써 LNG 기화 가스를 더 오랫동안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어 선박 운용 효율성과 환경 대응력을 동시에 강화한다. 항만 정박 시 불필요한 가스 소각과 벌금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선주사의 선박 운영에도 실질적 이점을 제공한다.
이번 계약은 양밍해운과 한화오션의 첫 협력 사례다. 한화오션은 앞서 지난 3월 다른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양사와 모두 협력관계를 맺음에 따라 대만 주요 선사들로부터 기술력을 연이어 인정받으며 대만 시장 내 입지를 다지게 됐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양밍해운과의 첫 계약은 한화오션의 차별화된 친환경 기술력과 설계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다”며 “한화오션의 기술적 우위를 다시 한번 굳히고,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밍해운의 신조 발주잔량은 23만TEU를 웃돌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9월17일 현재 양밍해운의 운항 선대는 100척 72만4000TEU로,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신조선 발주량은 현존선의 31.8%인 18척 23만500TEU에 이른다.
양밍해운 측은 “이번에 발주한 선박에 이중 연료 솔루션을 도입하면 동서항로에서 고객에게 더욱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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