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주항로의 시황은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의 여파로 고운임 시기를 맞았지만 1월에 들어서자 해상 운임은 급락했다. 물동량 증가에도 운임은 더욱 빠르게 떨어졌다.
11월까지 물동량은 상승세를 띠었다. 관세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와 오세아니아 지역을 오간 누계 물동량은 53만TEU를 기록, 전년 동기간의 49만9000TEU 대비 6% 늘었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13만1000TEU에 비해 9% 늘어난 14만3000TEU, 수입화물은 36만8000TEU에 비해 5% 늘어난 38만7000TEU였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2분기 3분기는 각각 15만5000TEU 15만4000TEU의 물동량으로 1년 전(13만5000TEU 13만8000TEU)보다 15% 12% 증가한 반면, 1분기는 13만1000TEU로 지난해(13만3000TEU)보다 2% 감소했다.
올해는 연평균 운임이 전년보다 크게 낮아진 가운데 비수기 요율은 더욱 내려갔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현재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연평균 운임은 1098달러로, 지난해 1536달러에 비해 29% 하락했다. 비수기인 2월부터 뚜렷한 내림세를 띠면서 3월 첫 주엔 629달러까지 떨어졌다. 주간 운임이 600달러대로 집계된 건 2023년 10월13일 이후 17개월 만이다.
한국발 운임도 약세를 띠었지만 중국보다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한국-호주항로(KCCI) 연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414달러로, 지난해 2915달러 대비 17% 하락했다. 월 평균 운임은 상반기 내내 하락세였다. 1월 평균 4000달러대에서 2월 3000달러대, 3월 2000달러대, 4월 1000달러대로 급락한 뒤 5월과 6월에도 각각 전월 대비 3% 2% 떨어졌다.
선사들은 해상 운임이 물류 대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고 7~8월까지 탄력 운항과 기본운임 인상(GRI)을 실시해 운임을 방어했다. 전통적인 성수기에 접어들자 선사들은 성수기 할증료를 도입하며 일제히 운임 인상에 들어갔다. 중국발 운임은 8~9월 1200달러대로 올라온 뒤 10~11월에는 평균 1337달러 155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발 월 평균 운임도 8월부터 11월까지 2228달러 2496달러 2536달러 2853달러로 매달 꾸준히 상승했다.
이 항로는 성수기에 더해 기상 악화의 영향으로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 조절 효과를 봤다. 9월 동아시아 지역에서 태풍 등의 악천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한국과 오세아니아를 잇는 항로에선 기항지 스킵(건너뛰기)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10월엔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을 비롯한 북섬 일부 지역과 남섬 전역에 강풍 및 폭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선사들은 웰링턴, 부산 등 일부 항구 기항을 생략하면서 일정을 조정했다.
이 밖에 프랑스 CMA CGM의 계열사 ANL은 7월부터 호주항로에 투입하는 선박을 업사이징했다. 기존 5800TEU 규모였던 선박을 7000TEU급으로 바꾸면서 ANL 코스코 OOCL이 참여하는 얼라이언스의 전체 선복이 늘어났다. ANL 측은 캐스케이딩으로 선박 교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선복 확대에 대응해 저운임으로 화물 영업에 나서면서 한국발 운임은 일시 하락세를 띠었다.
ANL은 9월부로 중국-파푸아뉴기니-호주를 직항으로 연결하는 정기 서비스(APR2)를 신규 개설했다. 14일 간격으로 칭다오-부산-상하이-닝보-난사-(파푸아뉴기니)라에·모투케아-(호주)브리즈번·글래드스톤·타운즈빌-칭다오 순으로 기항한다. 스위스 선사 MSC는 9월 말부터 중국·인도네시아와 호주를 오가는 코알라(Koala) 서비스에 멜버른항을 기항지로 추가했다. 투입 선박 또한 기존 6척에서 7척으로 늘렸다.
싱가포르 선사 스와이어쉬핑은 중국과 오세아니아 지역을 잇는 정기 항로를 개편했다. 격주로 운항하던 기존 NAX 서비스를 8월22일부터 주간 정요일 운항으로 바꾸고, 상하이-닝보-난사-홍콩-라에-상하이 항로로 운영한다. 격주로는 포트모르즈비(파푸아뉴기니)와 타운즈빌(호주)를 추가 기항한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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