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7 10:04

사설/ 항만노무자 상용화제도 심각히 고민할 때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부산항운노조사태는 일부 대형노조의 귀족화, 권력화가 빚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인지도 모른다. 항만노무 공급권을 항운노조가 쥐고 있는 현실에서 항운노조의 입김은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항운노조 전체를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데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폐단이 노정된 이번 항운노조사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동북아 물류중심국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항만운영의 효율화, 선진화가 무엇보다 화급한 사안이기 때문에 항운노조 운영의 투명성과 항만노무자의 상용화제도는 보다 심도있게 추진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항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항만노무자의 상용화제도 도입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해운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다. 상용화 필요성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인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데에는 정부와 항운노조간의 견해차가 큰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고 정부측의 소신있는 정책집행 의지의 빈곤도 한 몫 했다고 본다.

이제는 대국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정부나 항운노조 모두 심각히 고민하고 그 해법을 내놓을 때가 됐다. 정부로서도 항만노무자 상용화제도가 선진 항만운영의 초석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추진해 실현시켜야 한다. 항운노조도 전향적이고 발전적인 노조 활동이 무엇이고 항만운영 선진화를 위해 노조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집단주의식 이해관계를 접고 국가경제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항만운영의 효율화, 선진화의 문제는 최근 미서부, 유럽 주요항만의 심각한 적체에서 보듯이 물류거점인 항만 경쟁력을 좌우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

작년에 적체로 곤혹을 치른 미서부 항만의 경우 항만노무자의 상용화제도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문제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영국이 항만노무자 상용화이후 국가경제가 크게 발전한 사례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최근 유럽연합이 항만서비스 자유화정책의 입법화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유럽 항만운송노조연맹이 반발하고 나서는 것도 노무자 공급주체문제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부산신항만 등 주요 거점의 신항만과 항만배후시설이 들어서게 됨에 따라 항만운영 활성화와 배송센터, 창고운영 효율화를 위해서도 항만노무자 상용화는 이제 탁상공론식의 논의에서 과감히 벗어나 실제 가시화될 수 있는 방안을 심각히 고민할 때다. 사실 항운노조가 항만노무자의 공급권을 갖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항만노무자들에게 애사심이나 노동생산성 향상을 주문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과욕인지도 모른다.

정부는 동북아 물류중심국 실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그 해답중의 하나가 바로 항만노무자의 상용화다. 이를 위해선 관계당국의 소신있는 과감한 정책수행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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