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1 18:14

기자수첩/ 오뚝이 정신의 바닷길, ‘굳세어라 북방항로’

중장년에게 추억의 열차가 있다. 바로 비둘기호다. 1967년부터 2000년까지 운행된 비둘기호는 역이란 역은 모두 멈춰서는 지독히도 느린 완행열차였다.

비둘기호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어찌나 속도가 느렸던지 당시 날쌘 젊은이들 사이에선 열차에서 뛰어내리거나 올라타는 묘기가 유행할 정도였다. 통일호나 새마을호를 만나면 그 열차들이 추월해갈 때까지 역에서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등 승객들은 싼 값을 내고 탄 설움을 톡톡히 지불했다. 그러던 비둘기호가 어느 날 슬그머니 모습을 감췄다. ‘운행할수록 적자만 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해운업계에도 비둘기호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바로 백두산항로다. 지난 6월27일부로 강원도 속초와 러시아를 잇는 카페리항로가 중단됐다.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백두산항로 운항선사 스테나대아라인은 1년3개월여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 세월 >호 사고 이후 급감한 승객수와 기대했던 중고차 수출 물량 부진, 양양공항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및 중국 옌지구간 항공노선 개설, 러시아와 중국 구간의 통관 지연 등이 120억원이 넘는 적자로 이어지며 선사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선사측은 속초시와 강원도로부터 손실보전금과 화물유치장려금 운항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13억6천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적자 폭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백두산항로는 지난 2000년 동춘항운이 여객선을 처음으로 띄우며 시작됐다.

법정관리, 경영권 매각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동춘항운은 취항 10년만인 2010년 10월 경영난과 선박충돌 사고를 이유로 운항을 중단했다. 그러다 3년 만에 스테나대아라인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스테나대아라인의 속초-러시아 노선 취항에 업계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만성적자 노선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초시와 스테나대아라인은 핑크빛 기대를 품었다. 지난해 재취항을 기념해 열린 행사에 참석한 기자는 당시 현장에서 느꼈던 뜨거운 열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기념식에는 예상보다 많은 속초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취항식은 500명의 참석인원이 계획돼 있었지만 그 인원을 훨씬 뛰어넘는 도, 시민,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호응과 관심을 보였다. 속초시민들은 재취항에 거는 기대가 매우 컸다. < 뉴블루오션 >호에 실리는 첫 번째 컨테이너는 마치 그들의 꿈을 담은 것 같았다. 그러나 일말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백두산항로는 결국 좌초됐고 속초시민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속초 지역사회에 백두산항로의 중단은 큰 타격이다. 올해 상반기 < 뉴블루오션 >호의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322% 증가한 1만5357명, 화물은 183% 증가한 5만1206t을 기록했다.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승객과 운송 물량을 이유로 운항을 중단했다고 하지만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속초항 이용 포워더(국제물류업체)들도 울상이다. 이들은 동해항이나 그외 다른항으로 물류망을 전환하는 등 애를 먹었다.

속초시는 빠른 시일 안에 대체 선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가물류의 비전이 걸린 백두산항로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두산항로가 다시 열린다 해도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스테나대아라인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원도와 속초시는 속초항의 활성화를 위한 창의적 정책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선 강원도와 속초시는 화주·여행사를 대상으로 속초항의 기피요인 등 실태조사를 통해 무엇을 고쳐 나가야할지 의견을 수렴해야한다. 지자체와 동해항만청은 공조해 여객·화주 유치를 위한 포트세일즈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속초항의 이점을 널리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중고자동차수출단지 조성, 크루즈 유치, 추가물동량 창출 등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중 하나다. 쓰라린 경험과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삼아 단단한 백두산항로가 열리길 바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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