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상운임 하락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정기 선사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 7일 드류리는 ‘컨테이너 전망 보고서’를 통해 컨테이너 시장에서 수요공급 불균형 확대와 선사들의 선복감축을 위한 미흡한 대응책은 해상운임 하락과 2016년 정기선업계의 손실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류리는 세계 컨테이너 해상운임 감소는 전년 -9%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며, 선사들의 2016년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먼 브라더스 쇼크 직후인 2009년을 제외하면 지난 12개월 동안 주요 항로에서의 스팟운임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은 단순한 수요약세와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2015년 말 아시아발 북미 동안과 서안의 해상운임은 각각 40피트컨테이너(FEU)당 815달러, 1520달러를 기록했다. 해상운임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물동량 성장은 호조를 보였으며 미서안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90%대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해상운임이 거듭 하락세를 보인 배경에는 선사들의 치열한 화물집화 경쟁이 있었다. 올 상반기 파나마운하 확장공사 완공 후 미 서안 화물이 동안으로 이동할 것을 대비해 선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작년 6월 아시아-북유럽 해상운임은 FEU당 200달러대라는 전례 없는 운임을 기록한 바 있다. 스팟운임은 2016년 들어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수익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드류리는 최신 데이터분석을 통해 해상운임 하락에도 불구하고 벙커가격 하락이 컨테이너 운송비를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지만 선사들은 더 이상 시황 침체보다 높은 비용절감을 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연료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공컨테이너 수송과 선박계선 비용이 올해 증가하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류리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3개월 이상 계선된 1만TEU급 선박이 운항을 재개하려면 최소 45만달러의 비용이 투입된다. 현재 선사들이 몇몇 항로에서 유류할증료 (BAF)를 받지 않으면서 BAF의 추가 징수도 어렵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으므로 2016년 선사들의 손실은 5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선사들은 턱없이 낮은 해상운임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4분기 상당량의 선복감축에 나섰다. 하지만 6개 주요 동서항로 서비스가 사라지고, 11월~12월21일 사이에 32항차가 빠졌음에도 수급불균형 개선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2015년 10월초 평균 동서항로 소석률은 85% 수준으로 전년 94%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말 시행된 기본운임인상(GRI)은 동서항로 뿐만 아니라 여러 항로에서도 선사들을 지지하지 않았고 몇몇의 경우에는 시장 환경 약세로 중단되거나 연기됐다. 드류리는 정기선 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진행됐거나 또는 다가오는 정기선 시장 합병은 충분히 대형 선사들의 수를 줄이고 개별 선사들의 효율성을 향상시키지만,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정기선업계의 선복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드류리는 2015년 말 과잉 공급된 1백만TEU의 선복, 단순히 계산할 경우 글로벌 선대의 5% 이하의 선복에 대해 선사들이 더 많은 선박을 줄이고 더 많은 항로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 선박들은 더 이상 상당한 수익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2016년 아시아-북유럽 계약운임은 낙관적으로 본다면 평균 FEU당 900달러 대에서 결정돼 선사들이 한 항로에서만 14억달러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드류리의 컨테이너 조사부문 닐 데커는 “지금과 2009년을 비교한다면 당시에는 약 130만TEU의 선복이 상당히 작은 선대에서 감축됐고, 선사들의 현금보유량이 바닥 나면서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계선이 일어났다”며 “아직까지 정기선 시장은 몇몇 선사들이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으며, 매우 낮은 연료가격이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나아가 재정적인 수익성 감소가 2, 3분기 지속되면 2016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필요 없는 선대가 대폭 늘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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