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물류기업 50곳 중 전년 대비 성장을 일군 기업이 1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경기침체와 환율변동, 유가하락이 기업들의 매출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SJ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50대 국제물류기업에서 발생한 총 매출액은 약 2300억달러(한화 약 258조8650억원)였다. 2014년 2440억달러(274조6220억원)에 비해 5.8% 감소한 수치다. SJ컨설팅그룹은 미국 달러강세로 인해 물류기업들의 매출하락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유가하락도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0곳 중 35곳이 마이너스 성장
지난해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상위권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톱 20곳 가운데 15곳 기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다.
전 세계 3PL 기업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신고한 DHL로지스틱스는 지난해 327억4000만달러(약 36조76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2014년 374억9600만달러(약 42조1080억원) 대비 12.7% 감소한 실적을 내놓았다. 2~3위인 퀴네앤드나겔과 DB쉥커 역시 전년 대비 각각 9.4% 13.4% 감소한 210억8400만달러(약 23조6773억원) 164억4400만달러(약 18조4666억원)로 1년 전에 비해 뒷걸음질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밖에 10위권 안에 포진한 DSV 세바로지스틱스 닥서 판알피나의 매출액은 1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10위권에서 7개 기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고전했다.
그렇다고 1~20위권에서 플러스 성장을 일군 물류기업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물류기업 인수로 157.2%의 폭풍 성장을 보인 미국 XPO로지스틱스를 제외하면 대체로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 CH로빈슨, 익스피다이터스, JB헌트 모두 1%대 미만의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50개 기업 중 1년새 가장 많이 매출이 떨어진 기업은 룩셈부르크의 로그윈이다. 이 기업은 전년 대비 21.5% 급감한 11억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인수합병 바람 ‘솔솔’
전 세계에 불어닥친 역풍으로 기업들이 선택한 건 ‘인수합병(M&A)’이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물류시장에 기업간 인수합병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지난해 매출 부문에서 세계 2위를 유지한 퀴네앤드나겔은 미국 솔루션기업인 리트랜스의 지분을 100% 인수하며 항공·복합운송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덴마크 DSV의 UTI월드 인수도 물류시장의 이슈 중 하나로 꼽힌다. DSV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37.5% 하락한 3억3300만크로네(약 554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XPO로지스틱스의 활발한 M&A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노어베르 덴트레상글, 10월 콘웨이 등의 인수에 잇따라 성공하며 외형을 크게 키웠다. 복합운송, 창고 등의 물류사업을 갖춘 이 기업은 세계 10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국내 기업인 범한판토스 역시 LG상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변화의 중심에 서있었으며, 일본 긴테쓰월드익스프레스(KWE)의 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 인수도 업계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틈바구니 속에 우리 기업들도 이름을 올렸다. 26위, 31위, 45위에 각각 자리한 범한판토스, 삼성SDS, CJ대한통운이다.
우리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로 랭크된 범한판토스는 전년 대비 0.4% 감소한 27억3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SDS와 CJ대한통운은 각각 2% 2.1% 성장한 23억3400만달러 12억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세 기업은 2014년에도 50대 순위에 진입한 바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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