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30 11:20

추억의 명화/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이 작품 두 주인공이 1992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한, 21세기 인류를 경악시킨 희대의 엽기적 살인마 미스터리를 다룬 난해성 작품이다. 한두 번 봐서는 남녀 주역들의 심리적 해독과 테마 파악이 어려운 영화인 반면 너무나 인구에 회자된 화제작이 바로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1991)’임에는 틀리없다는 게 관람 25년만의 필자 후기다.

FBI 여성 수습요원 ‘클라리스 스탈링(Clarice Starling:조디 포스터/Jodie Foster)’은 직속 상관인 ‘잭 크로포드(Jack Crawford/스콧 글렌:Scott Glenn)’ 국장으로부터 피해자 모두가 몸집이 좋고 육감적인 여인들로서 이들의 살갗을 도려내서 옷으로 걸치는 엽기적 연쇄살인사건의 수사에 참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버팔로 빌(Buffalo Bill)’이란 별명이 붙은 ‘제임 검브(테드 레빈:Ted Levine)’란 살인범에 대한 아무런 단서를 찾지못하고 있지만 크로포드는 사건 해결에 결정적 도움이 될만한 ‘한니발 렉터(Dr. Hannibal Lecture/안소니 홉킨스:Anthony Hopkins)’ 박사를 잘 알고 있었고 독심술의 대가인 그의 수법에 말려들진 말라는 경고까지 곁들여 스탈링에게 독대 미션을 부여한다.

‘한니발’보다 ‘카니발(Carnival)’ 즉 ‘식인종’이라고 알려진 흉악범, 전직 정신과 의사 ‘한니발 렉터’ 박사는 죽인 사람의 살을 뜯어 요리를 해먹는 최고의 심리학자이자 법의학자로 평가받지만 자기의 환자 아홉명을 연쇄 살해한 식인마로 볼티모어 정신병원에 갇혀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었다. 수사를 맡은 스탈링은 초긴장 상태에서 정신 이상 범죄자 수감소로 그를 찾아가 신경을 곤두세우며 첫 대면을 하게 된다. 

대형 방탄유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첫 만남서 렉터는 스탈링의 채취와 옷차림, 그리고 간단한 몇 마디 대화로 그녀의 출신과 배경을 단숨에 파악하자 애숭이 수사관 그녀는 섬뜩하게 놀란다. 이들의 운명적 첫 대면서부터 관객들도 호흡이 멎을 것 같은 머리칼 쭈뼛 싸늘한 긴장과 서스펜스에 휩싸인다.

그러나 내색 않고 계속 신중한 언행과 명석한 두뇌로 침착하고 조리있게 상황을 분석하는 그녀에게 렉터는 호감을 갖고 대화에 응한다. 스탈링 역시 공포심을 가지면서도 그의 현학적 지식과 완벽한 매너에 야릇한 친근감을 느낀다. 

이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 뛰어난 머리와 모험성을 지닌 FBI 초보 수사관 스탈링은 웨스트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서 살던 열 살 때 경찰관인 아버지가 강도의 총에 순직을 하자 고아가 된다.

그후 몬타나주의 삼촌 목장으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자주 양들의 비명과 함께 그들이 도살되는 현장을 목격, 끔찍함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는다. 한 마리라도 살리고 싶어 한번은 새끼 양을 안고 도망을 치다가 너무나 무거워 숨기지 못하고 보안관에게 체포되어 고아원으로 옮겨 성장한다. 이 후로 목장서 도살되던 양들 울음소리와 그때의 공포는 그녀에게 일생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대학을 졸업 후 FBI 아카데미에 입교를 했으나 목장서 겪었던 양들의 비명과 죽음의 끔찍한 악몽을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의 나약함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FBI요원을 꿈꿨고 그때의 정신적 상흔을 치유받고 자기 극복을 성취하려는 욕망에 불을 지피고 있는 터에 이번 일을 맡았다. 

때마침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Catherine Martin/브룩 스미스:Brooke Smith)’이 납치된 것이다.

살인마의 범행이 전국을 공포 속으로 몰고 있는 가운데 수사 당국은 빗발치는 항의를 받게 되고 범인 체포 문제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자 수사팀은 이 사건 해결에 한니발 렉터 박사를 이용하려든다. 보다 편안한 수감생활을 보장하면 범인의 정체를 알려준다는 조건으로 한니발은 테네시주 멤피스 교도소로 옮겨가지만 도중, 두 후송 경찰의 눈껍질을 벗겨 잔인하게 살해하고 탈출하고 만다. 스탈링은 수사 직무에서 제외된다. 

초조해진 수사당국과 한니발과 스탈링의 긴장감 넘치는 신경전 속에서도 납치사건의 실마리는 조금씩 풀린다. 

절박해진 수사요원과 이들을 자기 페이스로 교묘히 이용하려드는 렉터의 팽팽한 두뇌 싸움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범죄심리에 탁월한 렉터의 예리한 분석과 추리는 범인의 정체와 거처를 알아낸다. 그러나 쉽사리 밝히기를 꺼린다. 한편 비록 수사팀서는 제외됐지만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집념으로 가득찬 스탈링은 렉터와의 마지막 대화에서 조금씩 흘려들은 실낱같은 정보를 면밀히 추정·분석하여 납치범 버팔로 은신처에 간신히 접근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따라서 죽기 전에 캐서린을 구출해야 한다는 일념을 강력히 불태운다. 

수사당국 수색대가 헛짚고 겉돌 때 나홀로 수사를 고집하는 스탈링은 렉터와의 최종 대화서 얻은 힌트로 범인 거처를 확인했으나 은신 가옥엔 나방들만 날아다니고 범인은 몸을 숨긴 상태다. 위험을 무릅쓰고 시행착오와 천신만고 끈질긴 탐색과 격투 끝에 수직 깊은 지하 땅속에 캐서린을 감금하고 갖은 고문을 일삼으며 엽색행각을 일삼던 범인을 살해하고 끝내 캐서린을 어렵게 구출, 혼자서 사건을 해결하는 놀라운 개가를 올린다. 

남자의 모습을 벗고 여자가 되길 갈망해온 트랜스젠더의 꿈이 좌절되자 몸좋은 여자의 살껍질로 만든 옷을 걸치던 살인마의 최후는 끝나고, 과거의 트라우마를 잠재우고 새로운 변신으로 거듭 나려는 스탈링의 욕망이 이뤄지는 순간이 도래한 것 드디어 능력을 인정을 받은 스탈링이 힘들고 어려운 FBI의 모든 훈련과정을 마치고 정식 수사관에 임명되자 탈출한 렉터 박사가 축하 전화를 걸어온다. “클라리스, 양들이 울음소리를 멈추었나?(Well, Clarice, Have the lambs stopped screaming?) 이 영화의 제목이 시사하듯, 이젠 양들이 조용해졌느냐고 묻는다. 이번 사건 해결을 계기로 정신적 트라우마가 치유되기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라스트신이 마무리된다. 

버팔로에게 납치되어 비명밖에 지르지 못한 희생자들은 도살을 당하고도 비명밖에 지르지 못하는 양들로 묘사된 것이다.

자기의 심기를 거스른 사람은 반드시 살해하여 인육을 요리해 먹는 살인행각으로 이송 수감 도중에 탈출, 자유로운 몸이 되기를 바라는 렉처의 암시 속에서 평생 스탈링의 뇌리를 지배했던 양들의 비명이 드디어 멎고 침묵으로 바뀌는 순간이 도래한 것일까? 

스탈링이 살인마를 쫓는 수사 집중력과 심리적 트라우마 전개를 비롯한 섬세하게 절제된 표정연기와 캐릭터가 돋보이고 희대의 사이코 패스 한니발 렉터의 연기도 이 작품을 능가하는 완성도 높은 범죄 스릴러물을 본 적이 없었던 체험이 필자의 평가다. 또 탈출한 렉터가 종영까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까에 궁금증을 가진 관객들에게 끝까지 불안과 공포감을 늦추지 않았고 두 주인공의 밀도있는 심리적 트라우마 게임이 관객을 최면상태로 숨죽이게 했다. 여성의 몸으로 지하에서 벌이는 스탈링의 범인 추격전과 놀라운 연기력은 더욱 스릴 만점으로 필자의 뇌리에 지금까지 인생깊게 되살아 난다.

햄릿’의 ‘로렌스 올리비에’ 격으로 영국의 작위(St.)까지 받은 메소드 연기의 일인자 홉킨스는 이 작품에서 16분 등장 연기로 1992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탔다. 이미 ‘피고인(The Accused, 1988)’으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예일대 출신의 포스터는 여우주연상을 두번에 걸쳐 다시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다. 

그녀가 촬영중 줄곧 앤소니 홉킨스의 막무가내식 광기어린 즉흥적 대사와 연기에 겁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음을 나중에 털어놨단 에피소드는 너무나 유명하다. 범죄 전문기자 출신, ‘토머스 해리스(Thomas Harris)’의 원작을 ‘테드 탤리(Ted Tally)’가 각색하고 ‘조나단 뎀(Jonathan Demme)’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오리온사가 제작, 1991년에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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